시립 인천대와 인천전문대의 통합이 가속도를 내고 있다.
10년 전인 1999년 한 차례 무산됐던 양 대학의 통합 문제는 이전과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인천시와 인천대는 수도권 정비계획법에 따라 수도권에서의 대학과 전문대 통폐합이 올해 말까지만 허용된다는 점을 들어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인천전문대 학장과 일부 동문은 “대학이 폐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반대하고 있다.
○ 양 대학 통합 왜 필요하가
시는 국제도시로 성장하는 인천에 걸맞은 경쟁력을 가진 4년제 대학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인천대의 한 학년 정원은 1680명으로 전체 학생이 7000여 명인데 이런 규모로는 재정적 독립이 어렵고 필요한 학과를 충분히 갖출 수 없어 대학 경쟁력을 높이기 어렵다는 것.
특히 현행 수도권 정비계획법 규정상 수도권 대학은 정원을 못 늘리게 돼 있어 정원을 늘리기 위한 방편으로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대와 통합할 경우에는 전문대 신입생 정원의 40%까지를 대학 신입생 정원으로 늘릴 수 있다.
현재 인천전문대 신입생 정원은 2500명. 따라서 통합을 하면 인천대는 신입생 정원의 40%인 1000명을 더 뽑을 수 있다. 이에 따라 학부생만 1만1000여 명, 대학원생과 산업체 위탁생까지 포함하면 최대 1만2000명까지 학생 수를 늘릴 수 있다.
시 의회는 6일 결의문을 통해 “학교 규모 확대와 안정적인 재정 확보로 질 높은 국제 수준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통합이 필요하다”며 “두 대학이 대승적 차원에서 적극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 양 대학 통합 어떻게 이뤄지나
시는 인천대를 인천전문대, 인천의료원과 통합해 전문산업대 및 의대를 갖춘 종합대학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시에 따르면 인천대가 9월 국립대 법인으로 전환됨에 따라 인천전문대, 인천의료원과의 통합을 통해 내년 3월 통합 대학으로 개교할 예정이다.
3월 말까지 인천대와 인천전문대 실무자들이 통합에 대한 협의를 마무리 짓고 4월경에는 인천대-인천전문대 통합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시는 또 인천대와 인천의료원 통합을 통해 인천대에 의대를 신설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인천대-인천전문대-인천의료원의 통합 방안에 대해 이미 서너 곳의 연구 용역기관에서 긍정적인 타당성 조사 결과를 내놓은 상태”라며 “내년 3월 완전한 통합이 이뤄지면 인천에 국립종합대가 탄생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양 대학 통합에 따른 반발도 크다. 양 대학이 통합하면 성격이 비슷한 20개 학과 등의 구조조정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천전문대 평교수협의회는 통합에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학장 등 경영진과 일부 동문은 “학교를 폐교하는 것과 같다”며 거세게 반발해 통합이 이뤄지기까지 적지 않은 진통도 예상된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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