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문에 자주 나오는 용어가 바로 ‘녹색 성장’입니다. 오늘은 녹색 성장과 그에 따른 새로운 직업을 신문기사를 활용해 공부해 보겠습니다.”
18일 오전 대구 중구 반월당 지하 메트로센터 H267호. 메트로센터는 대부분 상가지만 이곳은 ‘초록NIE스쿨’이라는 교실이다. ‘NIE’는 신문을 활용한 교육활동을 뜻한다.
이 스쿨에는 매주 화요일 오전 11시가 되면 50, 60대 25명이 모여 3시간 동안 신문의 내용을 이용해 환경을 주제로 한 토론과 글쓰기, 작품 활동을 한다.
강의를 맡은 NIE 전문가 김정애 씨(45·여·대구 북구 읍내동)는 “초등학생들에게 NIE를 지도하고 있지만 여기서 공부하는 분들의 열정이 넘친다”며 “5개월 동안 수업에 빠진 분이 거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10월 개설됐다. 의사 출신으로 환경과 교육을 연결하는 활동을 왕성하게 하고 있는 ‘닥터안 자연사랑 연구소’ 안경숙 소장(49·여)이 만든 ‘작품’.
안 소장은 “환경교육 자료로 최고인 신문을 활용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공부하는 한편 퇴직자들의 일자리를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한 끝에 이 프로그램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강좌 참여자는 대부분 교사나 공무원, 대기업에서 오래 근무하다 퇴직한 사람들이다. 이 연구소가 많은 사람이 오가는 메트로센터에서 환경교육 관련 작품전 등을 하는 것을 보고 자연스럽게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고 한다.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하다 퇴직한 뒤 새롭게 공부를 하게 된 때문인지 수강생들의 의욕은 대단하다.
30년가량 중고교 교사를 했던 박세룡 씨(64·대구 서구 내당동)는 “다양한 사회 경험을 한 분들과 함께 관심 있는 신문기사를 읽고 토론하는 데 색다른 재미를 느낀다”며 “환경에 대한 인식도 새롭게 하고 생각하는 힘도 키울 수 있어 매주 화요일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대기업에 근무하다 퇴직한 손석준 씨(58·대구 수성구 신매동)는 “늘 보는 신문이지만 환경 교육과 연결해 보니 생동감이 넘친다”며 “현실의 여러 가지 환경문제를 파악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생각하는 이 같은 활동은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필수과목이 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 주부 이숙희 씨(62·대구 수성구 만촌동)는 “지구온난화나 이산화탄소 배출 같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막연했다”며 “이 수업 덕분에 주부로 생활 속에서 실천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고 밝혔다.
수강생들의 작은 바람은 전문적으로 공부한 환경교육 NIE를 유치원이나 초등학생들에게 적용하는 것이다.
안 소장은 “신문을 통한 환경교육은 그 자체가 환경지킴이 활동이고 동시에 친환경 녹색 일자리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053-746-7824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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