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경춘선 복선화로 폐선되는 6.3km 구간 공원 조성

  • 입력 2009년 2월 20일 02시 56분


철길 걷어내고 굽이굽이 숲길로

성북역∼태릉 주변 ‘S’자 형태로 이어져

전시장 - 열차카페 등 문화공간도 설치

“춘천 가는 기차는 나를 데리고 가네. 오월의 내 사랑이 숨쉬는 곳∼.”

CF에도 삽입돼 인기를 모았던 가수 김현철의 ‘춘천 가는 기차’는 경춘선에 녹아 있는 젊음과 낭만의 향기를 노래하고 있다. 서울 청량리를 출발해 호반의 도시 춘천으로 달리던 경춘선은 이렇듯 연인들과 야유회를 가는 대학생들을 설레게 만드는 길이었다.

이제 그 경춘선 기찻길이 시민들을 위한 녹지로 변신한다.

서울시는 978억 원을 투입해 내년 말 폐선되는 경춘선 성북역∼서울시·구리시의 경계 구간(6.3km)에 기찻길을 따라 ‘S’자 모양 테마공원을 조성한다고 19일 밝혔다.

테마공원 용지는 코레일(옛 한국철도공사)이 경춘선 복선전철화 사업으로 ‘망우역(중랑구)∼갈매역(경기도 남양주)’ 사이에 복선을 신설함에 따라 폐선되는 공간이다.

○ 철도길 따라 펼쳐지는 녹지와 문화 공간

이 공원은 경춘선 기차가 지나갔던 6.3km의 길을 따라 폭 20∼80m, 22만7000m² 규모로 펼쳐진다. 여의도공원(23만 m²), 양재 시민의 숲(25만9000m²)에 맞먹는 규모.

시는 철도 노선 폭이 평균 11m에 그칠 정도로 좁은 만큼 최대한 철도 주변의 녹지를 확보하기로 했다.

공원은 세 구간으로 나눠 구간별로 지역 특성을 살려 꾸며질 계획이다.

먼저 성북역에서 공덕제2철도 건널목에 이르는 1.9km 구간에는 주변 녹지를 기반으로 정원 축제공간을 조성하기로 했다. 비교적 폭이 넓은 데다 불암산과 서울산업대의 하천 등 자연환경이 뛰어나 야외 전시정원이나 갤러리형 정원을 만들기에 적당하다는 것.

주거지와 접해 있는 공덕제2철도 건널목에서부터 육사삼거리까지의 1.9km 구간은 문화예술 공간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예술가들의 아트갤러리 등 다양한 예술공간과 함께 지역주민을 위한 숲이 들어서게 된다.

육사삼거리에서 서울시와 구리시 경계에 이르는 2.5km 구간은 화랑대 역사를 중심으로 한 역사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다. 화랑로 일대에 박물관, 전시관 등을 건립하는 한편 서울여대와 육사 등 주변 대학과 연계한 문화활동 공간을 조성한다. 열차를 활용한 카페나 갤러리도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시는 성북역사에 테마공원 기념관, 공덕역사에 미술관, 화랑대역사에는 철도박물관을 세울 계획이다.

이와 함께 폐선 구간 곳곳에 산책로와 자전거길, 수로 등을 조성하기로 했다.

○ “동북부 지역에 또 하나의 명물될 것”

시는 연내 현상공모를 통해 설계당선작을 결정한 뒤 내년 말 착공해 2012년까지 공사를 마칠 계획이다.

시는 이 사업으로 노원, 도봉, 중랑, 성북, 강북구에 거주하는 주민 225만 명이 직접적인 혜택을 누리는 것은 물론 철도로 단절됐던 불암산, 태릉천, 중랑천 등이 연결돼 동북부 지역 광역 생태녹지축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민선 4기 핵심사업인 강남북 균형발전을 위해 경춘선 폐선 용지를 공원으로 조성하기로 했다”며 “이 공원이 낙후한 동북부 지역의 발전을 촉진하고 주거 환경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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