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해발 400m 목장지대. 지난달 20일부터 수령이 100년 넘은 것으로 추정되는 제주 자생 고로쇠나무에서 수액 채취가 한창이다.
나무에 호스를 꽂은 지 30시간 만에 8L에 이르는 비닐주머니가 고로쇠 수액으로 가득 찼다. 금방 뽑아낸 고로쇠 수액은 끈적거림 없이 달짝지근한 맛이 났다. 신선한 나무 향기도 함께 묻어났다.
한라산고로쇠영농조합법인(대표 김병룡)은 산림청 허가를 받고 목장 일대 고로쇠 20여 그루에서 다음 달 10일까지 수액을 채취한다.
이 조합은 고로쇠 수액에 대한 시범 판매에 나서고 있다. 가격은 1.5L들이 한 병에 6000원 선. 주문이 밀려 공급이 달리고 있다. 한라산 고로쇠가 판매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강하영 박사는 “유휴지를 활용해 고로쇠를 심을 경우 경제성과 더불어 저탄소 녹색성장에 도움을 준다”며 “한라산 자생 고로쇠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해 적정한 수액 채취량, 시기 등을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고로쇠는 해발 400m 이상 고지대에 자생하는 단풍나뭇과 활엽수로 뼈에 좋다는 뜻의 한자어인 ‘골리수(骨利樹)’에서 유래했다. 고로쇠 수액은 칼슘, 칼륨, 마그네슘 등의 미네랄 성분이 일반 물에 비해 수십 배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동아일보 사회부 임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