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도서 대만까지 1255㎞ 훨훨 바다직박구리, 알고보니 철새

  • 입력 2009년 2월 25일 02시 58분


전남 신안군 홍도에서 부화해 대만까지 이동한 바다직박구리. 그동안 텃새로 알려진 바다직박구리 중 일부 종은 철새인 것으로 새로 확인됐다. 사진 제공 국립공원연구원
전남 신안군 홍도에서 부화해 대만까지 이동한 바다직박구리. 그동안 텃새로 알려진 바다직박구리 중 일부 종은 철새인 것으로 새로 확인됐다. 사진 제공 국립공원연구원
“홍도-흑산도는 중간기착지” 첫 확인

홍도와 흑산도가 봄여름 철새의 중간 기착지인 것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국립공원연구원은 2003∼2008년 전남 신안군 홍도, 흑산도를 거쳐 북쪽으로 이동하는 철새를 조사한 결과 337종이 확인됐다고 24일 밝혔다.

홍도와 흑산도 등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일대는 그동안 철새의 중간 기착지로 알려지긴 했으나 이번 조사에서 처음으로 구체적인 실체가 파악됐다.

환경부가 고시한 국내 전체 조류는 452종으로 홍도와 흑산도에서 발견된 개체 수는 76.1%에 이른다. 홍도와 흑산도에서 서식하는 텃새는 10여 종에 불과하다.

지난해 흑산도와 홍도에서 관찰된 조류는 266종으로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의 멸종위기종 가운데 가창오리 등 13종도 확인됐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20종과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 14종도 발견됐다. 흑산도에서 244종, 홍도에서는 196종이었다.

국립공원연구원 철새연구센터는 “동양 최대 철새 도래지인 천수만에서도 350종 정도만 발견된다”며 “천수만은 겨울철새가 월동하는 곳이고 홍도와 흑산도는 봄여름 철새가 한국, 일본, 러시아, 중국 북부, 몽골 등으로 이동하기 전 잠시 머무르는 중간 기착지”라고 말했다.

텃새로 알려진 조류 가운데 일부가 철새인 것도 새로 발견됐다. 철새연구센터는 지난해 9월 17일 홍도에서 참새목 딱샛과 조류인 바다직박구리 다리에 ‘040-11064’라는 번호가 쓰인 가락지를 달았다. 이 새는 33일 뒤인 10월 20인 1255km 떨어진 대만 타이루거국립공원에서 건물 유리창에 부닥친 채 발견됐다. 바다직박구리는 그동안 텃새로 알려졌으나 이번 조사에 따라 일부 종은 철새인 것으로 새로 확인됐다.

아열대성 조류인 열대붉은해오라기와 바람까마귀는 지난해 홍도와 흑산도를 찾았다. 기후온난화의 영향으로 아열대성 조류의 분포권이 점차 고위도 지역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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