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분양 분쟁’ 줄잇는다

  • 입력 2009년 2월 25일 06시 30분


공정 부진 이유 아파트 중도금 납부 거부-계약 해지 소송

부동산 경기 침체로 울산에서도 신규 분양 아파트가 애물단지 취급을 받으면서 분양자와 건설사 간 분쟁이 잇따르고 있다.

울산은 그동안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 최고의 아파트 분양가를 기록하는 등 아파트 투기 붐이 거세게 일었던 지역이다.

▽잇따르는 분쟁=울산 울주군 H아파트 입주예정자위원회는 다음 달까지 납부해야 하는 6차 중도금 납부를 거부하기로 최근 결의했다. 거부 사유는 공정 부진과 약속한 샘플하우스 미공개.

지금까지 입주예정자 900여 명 가운데 100여 명이 중도금 납부 거부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사 측은 “중도금 납부가 지연될 경우 은행의 대출 기피로 공사 차질이 우려된다”며 입주예정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울산 남구에 건립 중인 S주상복합아파트의 분양계약자들은 시행사를 상대로 계약해지 및 분양납입금 반환 청구소송을 지난달 울산지법에 냈다. 집단소송에 참여한 계약자는 모두 7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소장에서 2005년 7월 분양계약 당시 2008년 8월 말로 약속한 준공예정일을 4개월이나 넘기고도 시행사와 시공사가 서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D건설이 울산 남구에 짓고 있는 800여 채분의 아파트도 시행사 측의 자금 부족으로 지난해 10월 터 파기 공사 과정에서 중단됐다.

▽아파트 가격 하락과 낮은 분양률이 원인=아파트 분양자와 건설사의 분쟁이 잇따르는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낮은 분양률 때문.

울산의 경우 2007년 말까지 아파트 분양가가 3.3m²당 1200만∼1400만 원에 이를 정도로 부동산 경기가 활황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초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분양률이 크게 하락한 데다 지난해 10월부터 불어닥친 금융위기로 은행권의 대출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아파트 건설사의 자금 압박이 가중됐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김석기 울산시지부장은 “대기업 밀집지역인 울산은 타 지역에 비해 부동산 경기가 좋아 아파트 건립허가가 너무 많이 났다”며 “하지만 부동산 거품이 빠지면서 건설사는 분양률 저조로, 분양자는 중도금 납부 어려움으로 고통받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2007년 이후 울산에서 허가가 난 주상복합아파트 7곳(총 1604채)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아직 한 곳도 공사에 들어가지 못했다.

또 같은 시기에 허가가 난 일반아파트 23곳(총 1만6516채) 중 10곳이 착공하지 못했으며, 공사 중인 일부 아파트도 자금난으로 준공 기일이 늦어질 공산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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