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침 편지’ 여러분! 지금 여러분은 인생의 아침을 살고 있는 것이랍니다. 아침에 아무 생각 없이 하루를 시작해 대충 살다보면 그날 저녁에는 일기에 쓸 것이 별로 없잖아요.”(이재경·영주 부석초교 교사)
이 교사가 며칠 전 경북도교육청 홈페이지의 ‘e-아침편지’에 ‘여러분은 지금 아침입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자 경북지역 초등학생들의 호응이 잇따랐다.
“저는 인생의 아침을 살고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하고 어떤 일을 할 때든지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침을 잘 시작해야 저녁에도 보람을 느끼고 그 다음 날도 더욱 힘을 낼 수 있겠죠? 나를 미래의 멋진 주인공으로 만들기 위해서 오늘도 파이팅!”(손예진 학생)
경북교육청 홈페이지의 이색 공간인 ‘e-장학’ 코너가 개설된 지 5년 만에 교사와 학생, 학교와 가정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04년 3월 교사와 학생들이 ‘마음’을 나누는 e-아침편지를 시작으로 ‘5분 장학’ ‘교육칼럼’ ‘아름다운 삶’ 등으로 가지를 뻗었다.
지난해 1년 동안 e-장학 코너에 실린 글과 자료는 8만5000여 건.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852만여 번을 접속해 심성을 가꾸고 교육을 걱정했다. 이는 2007년의 조회수 276만여 건에 비해 3배 늘어난 것.
비록 선생님과 학생이 서로 얼굴은 보지 못하지만 진솔한 이야기 덕분에 이 코너는 생동감 넘치는 ‘교실’과 다름없다.
칠곡 왜관초등학교 김봉수 교사가 ‘실수를 두려워 말아요’라는 제목으로 “e-아침 친구여러분! 실수를 두려워하면 발전도 희망도 없습니다. 나의 소질과 적성을 살려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는 여러분이 되어 보세요”라고 하자 학생들은 “저도 실수를 하면 두려워지는데, 선생님의 글을 보니 불안감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 같아요” “선생님 말씀을 들으니 실수도 제 꿈을 이루기 위한 한 가지 요소인 것 같네요”라고 썼다.
또 포항 이동초등학교 신순자 교사는 22일 ‘e-아침5분 장학’ 코너에 올린 ‘지난해를 돌아보며’에서 “겨울방학을 마치고 학교에 온 아이들이 부쩍 자랐다. 이 아이들이 세월이 많이 흐른 뒤에도 나를 기억해줄까? 오래도록 아이들의 가슴속에 문득 문득 떠오르는 가슴 따뜻한 선생님으로 추억될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고 했다.
e-장학 코너가 이처럼 뿌리를 내린 것은 교원 230여 명으로 구성된 집필위원이 365일 쏟는 관심과 노력 덕분.
23일 집필위원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e-장학의 발전을 위해 도교육청이 연 연수회에서 권세환 초등교육과장은 “경북의 교사들이 교실수업 개선이나 인성교육 실천사례에 관한 전국대회에서 최고 평가를 받는 것도 이 같은 분위기가 있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