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제과점 여주인 납치 용의자들에게 경찰이 미끼로 준 위조지폐를 사용한 사례가 잇달아 발견되고 있다.
위조지폐 7000만 원을 갖고 도주한 납치범 정승희 씨(32)가 700만 원짜리 오토바이를 구입한 데 이어 정 씨로 추정되는 남성 등이 1만 원짜리 위조지폐 한 장씩을 연이어 세 차례 사용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 정 씨로 보이는 남성이 17일 오후 4시 20분경 종로구 종로3가의 한 포장마차에 택배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나 어묵을 사먹고 위조지폐 1만 원을 냈다.
잔돈이 없던 포장마차 주인은 손님 최모 씨(36)에게 위조지폐 1만 원을 건네주고 5000원짜리 2장으로 바꿨다.
21일 오후 5시경에도 정 씨로 보이는 남성이 종로3가의 한 복권방에서 복권을 구매하면서 위조지폐 1만 원짜리를 냈다. 복권방 주인은 23일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에 이 돈이 입금되지 않자 25일 경찰에 신고했다.
또 22일 오후 6시 35분경 서울 중랑구 망우동의 한 슈퍼마켓에서는 19세라고 밝힌 남자가 1만 원짜리 위조지폐를 내고 2500원짜리 담배 한 갑을 사갔다는 것.
한편 정 씨는 12일 대구에 사는 친구 신모 씨(34)에게 위조지폐 1만 원짜리 2장을 택배로 보냈다. 경찰은 납치범 정 씨의 통화기록을 추적해 이 같은 사실을 알아냈다.
신 씨는 ”정 씨가 11일 전화를 걸어 현금화할 수 있는지를 물어보며 위조지폐 1만 원짜리 2장을 고속버스 택배로 보냈지만 진짜 지폐와 너무 달라 불태워 버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정 씨의 행방을 추적하는 한편 위조지폐의 추가 유통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