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돌아온 남편은 너무나 풀이 죽어 있었고 화가 나 있었다. 지갑을 찾으러 온 사람이 남편더러 돈을 빼간 뒤 지갑만 준 것 아니냐고 의심을 하더라는 얘기였다. 내가 더 기가 막혔다. 지갑을 처음 발견한 게 나였고 안에서 아무것도 꺼내지 않았으므로 남편을 도둑으로 의심하는 지갑 주인이 너무 미웠다. 남편은 뒷좌석에 떨어진 지갑을 다른 손님이 주워 현금 등을 빼낸 후 빈 지갑만 슬그머니 밀어놓고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정말 열심히 정직하게 살고 잃어버린 물건까지 찾아준 사람을 의심하는 세태가 무섭다. 남편은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지갑을 돌려주지 말 것을 그랬다며 후회했다. 돈을 잃어버린 심정은 이해를 하지만 지갑을 돌려준 사람에 대해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고 사는 사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금숙 인천 남동구 구월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