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편지]이금숙/택시 손님 지갑 찾아줬더니 되레 도둑 의심

  • 입력 2009년 3월 2일 03시 00분


남편이 택시운전을 하는데 얼마 전 내가 차량 청소를 해주다가 조수석 밑바닥에 지갑이 떨어져 있는 걸 발견했다. 나와 남편은 이 사람이 얼마나 애가 탈까 하면서 지갑을 열어 신분증을 찾았더니 다행히 주민등록증이 있었다. 지갑 안에는 현금은 단돈 1000원짜리 한 장 없었다. 남편은 다음 날 회사에 들어가 이 사실을 사무실에 얘기한 뒤 지갑을 맡기고 일을 나갔다.

저녁에 돌아온 남편은 너무나 풀이 죽어 있었고 화가 나 있었다. 지갑을 찾으러 온 사람이 남편더러 돈을 빼간 뒤 지갑만 준 것 아니냐고 의심을 하더라는 얘기였다. 내가 더 기가 막혔다. 지갑을 처음 발견한 게 나였고 안에서 아무것도 꺼내지 않았으므로 남편을 도둑으로 의심하는 지갑 주인이 너무 미웠다. 남편은 뒷좌석에 떨어진 지갑을 다른 손님이 주워 현금 등을 빼낸 후 빈 지갑만 슬그머니 밀어놓고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정말 열심히 정직하게 살고 잃어버린 물건까지 찾아준 사람을 의심하는 세태가 무섭다. 남편은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지갑을 돌려주지 말 것을 그랬다며 후회했다. 돈을 잃어버린 심정은 이해를 하지만 지갑을 돌려준 사람에 대해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고 사는 사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금숙 인천 남동구 구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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