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난 전통춤 이미지 담아 ‘모두를 위한 공간’ 조성”
보행교 만들어 접근성 개선… 4500억 들여 5년후 완공
서울도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 빌바오의 ‘구겐하임’처럼 한 도시를 대표하는 문화예술 허브를 가질 수 있을까. 2014년이면 한강 노들섬에서 그 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는 2일 한강 노들섬에 5만3000m²(주차장 면적 별도) 규모로 들어설 복합문화예술시설의 이름을 ‘한강 예술섬’으로 확정하고 최종 확정된 밑그림을 공개했다.
서울시는 ‘한강 예술섬’에 1900석 규모의 심포니홀과 1500석 규모의 오페라극장 등 공연장은 물론이고 미술관과 야외음악공원, 생태노을공원, 전망카페 등도 만들어 자연과 문화가 공존하는 공간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 춤사위를 닮은 ‘한강 예술섬’
‘한강 예술섬’의 디자인은 국내외 6인의 유명 건축가의 설계공모에서 1등으로 선정된 박승홍 건축가의 작품 ‘춤’으로 결정됐다.
박 씨는 국립중앙박물관과 송도아트센터 등을 설계했던 국내의 대표적 건축가. 그의 이번 작품은 지붕을 따라 흐르는 선이 신명나는 춤사위를 떠올리게 하는 등 전체적으로 한국 전통 춤의 이미지를 표현했다.
아시아건축사협회 회장을 지낸 이근창 심사위원장은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큼 예술성이 뛰어난 데다 예술가와 관객, 시민을 연결하는 공간의 기능적인 면도 가장 우수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박 씨는 “공연 위주의 공간으로만 만들면 또다시 일반 시민과는 멀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버스 타고 와서 산책도 하고, 커피도 마실 수 있는 ‘모두를 위한 공간’으로 만들고자 힘썼다”며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좋은 위치에 공연장이 들어서는 만큼 모든 사람으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디자인이 확정됨에 따라 서울시는 2010년까지 실시설계를 마치고 2010년 상반기 착공에 들어가 2014년 12월 공사를 마칠 계획이다. 총공사비는 약 4500억 원.
2006년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이 설계하기로 했다가 설계비를 과도하게 요구해 지난해 취소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던 노들섬이 비로소 변신을 시작하게 되는 셈이다.
○ 접근하기 쉬운 문화의 섬
일단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걸어서 노들섬에 갈 수 있도록 한강 예술섬과 동부이촌동 사이에 폭 10m, 길이 550m의 전용 교량을 새로 만들기로 했다. 한강대교의 보도도 현재 2.5m에서 5m로 확장한다.
또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을 위해 중앙버스전용차로를 한강대교까지 연장해 섬 중앙에 14개의 노선버스를 정차시킬 계획이다.
섬 둔치에는 나루터를 설치해 유람선과 수상택시는 물론이고 올해 10월 건조되는 한강 투어선 등 수상교통수단도 적극 유치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이 밖에도 ‘모노레일’과 같은 신교통수단으로 용산∼노들섬∼여의도 구간을 연결해 지하철 1·4·5·6·9호선과 환승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한강 예술섬은 서울을 동북아 문화예술의 심장부이자 시민들을 위한 문화 휴식 공간”이라며 “세계인이 주목하는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