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액땜 굿’ 하려다 성매매 덫에…

화대 10억원 가로챈 무속인 일가족 7명 적발

무속인 김모 씨(33·여)는 2002년 10월경 자신이 운영하는 점집에 점을 보러 온 A 씨(27·여)에게 “무속인이 될 팔자니 내 제자가 돼라”고 꾀었다.

“액운을 풀기 위해서는 500만 원짜리 굿을 해야 한다”는 김 씨의 권유에 A 씨는 빚을 내 굿까지 했다. 김 씨는 “빚을 갚으려면 이 사람을 찾아가 돈을 빌리라”며 사채업을 하는 자신의 어머니(52)를 소개했다. A 씨는 김 씨 어머니에게서 200만 원을 빌렸지만, 높은 이자 때문에 빚은 몇 달 만에 1500만 원으로 불어났다.

A 씨가 돈을 갚지 못하자 김 씨는 6억 원을 빌렸다는 차용증을 쓰게 한 뒤 A 씨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매일 하루 평균 7, 8회씩 성매매를 시켰다.

대구 달서경찰서는 2일 김 씨와 김 씨의 여동생(29) 등 2명을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하고, 김 씨 어머니 등 일가족 5명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김 씨 등이 2003년 말부터 올 2월까지 A 씨가 받은 화대 10억3000만 원을 사채 탕감 명목으로 가로챘다”고 밝혔다.

대구=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