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7년간 7조원 투입 재정부담 과다”
“정부가 지원을 늘려야 아시아경기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다.”(인천시)
“정부의 재정 부담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떼를 쓰고 있다.”(정부)
2014년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아경기대회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의 관련법 개정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천시는 3월 국회에서 열릴 예정인 국제경기대회 특별위원회에서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및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지원법 개정안’을 심의한다고 2일 밝혔다.
개정안은 인천지역 국회의원 12명을 비롯한 국회의원 18명이 지난해 6월 발의한 것으로 특위에서 입법 절차를 다루게 된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정부가 지원하는 대상 시설의 범위와 지원금을 늘려 달라는 것이다. 경기장에서 떨어져 있는 도로와 지하철, 전기 통신설비, 숙박시설 등을 지원 대상에 새로 포함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또한 국비 지원 한도를 현행 도로 50%, 경기장 30%에서 전액 지원으로 크게 늘리는 방안도 들어 있다.
그러나 정부는 개정안을 수용하기 힘들다는 태도이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정부가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아시아경기대회를 치르기 위해 7년간 7조 원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심각한 재정 부담을 안게 된다는 설명이다.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각종 인허가 과정 등 행정절차를 간소화하는 것에도 정부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경기대회의 필요에 따라 광역도시계획과 도시기본계획 등이 한꺼번에 바뀐 것으로 간주하는 개정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경기시설 건립을 포함해 아시아경기대회 사업비(1조1250억여 원)를 마련하기 위해 건립될 아파트를 분양가 상한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조항도 논란이 되고 있다.
시는 아파트 터가 대부분 개발제한구역 내에 있어 택지비가 인근의 3분의 1 수준이기 때문에 분양가 상한제에서 제외돼야 사업비 마련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부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도 투자비에 비해 평균 5∼6%의 수익을 낼 수 있는데 이를 풀어줄 경우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아시아경기대회지원본부 이정호 본부장은 “성공적으로 대회를 개최하려면 정부 지원과 제도 개선이 필수”라며 “지역 국회의원의 지원을 받아 관련법이 개정될 수 있도록 정부를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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