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 살의 아버지와 스무 살 아들이 같은 대학, 같은 학과에 나란히 입학했다.
전남 나주시 동신대 안경광학과 신입생인 남국현 씨(50)와 진성 씨(20) 부자.
목포시 하당동에서 의류업을 하는 아버지 남 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30년 만에 늦깎이 대학생이 됐다. 아들은 올해 목포 홍일고를 졸업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중학교 졸업 후 농사일을 거들다 뒤늦게 고교를 다녔던 남 씨는 사업을 하면서도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고 평생교육원을 수료하는 등 배움의 열정을 채워갔다.
남 씨에게 대학은 또 다른 도전이었다. 무엇보다 묵묵히 내조하며 뒷바라지를 해준 아내의 격려와 후원이 큰 힘이 됐다.
남 씨는 “전문자격증을 딸 수 있고 졸업 후 곧바로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실용학문을 하고 싶어 안경광학과를 지원했다”며 “남보다 늦게 출발하는 만큼 더 열심히 공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 씨 부자는 대학이나 사회에서 필요한 영어 공부를 위해 개학 전부터 함께 회화학원에 다니고 있다.
진성 씨는 “아버지가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실 때 굉장히 열심히 하셨는데 대학 공부도 잘해내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