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사기 피의자가 챙긴 돈을 몰래 빼낸 또 다른 인터넷 사기꾼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4일 인터넷을 통해 물건을 팔겠다고 속여 돈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최모 씨(24)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 씨 등은 인터넷 사이트에 중고차, 중장비, 전자기기 등을 팔겠다는 글을 올려 피해자들로부터 계좌로 송금을 받는 수법으로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70차례에 걸쳐 3000여만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씨 등은 지난달 자신들 명의로 통장을 개설해 평소 알고 지내던 김모 씨(25)에게 속칭 ‘대포통장’으로 넘긴 뒤 이 통장에 1000만 원이 입금되자 곧바로 지급정지를 시켰다.
김 씨도 최 씨 일당처럼 인터넷 물품 판매 사기로 모아 놓은 돈을 대포통장에 넣어 관리해왔다.
이 사실을 안 최 씨 등은 통장 비밀번호를 일부러 세 차례 연속 잘못 누르는 수법으로 지급정지를 시킨 뒤 은행을 찾아가 비밀번호를 변경해서 돈을 빼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에게 사기를 당한 김 씨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며 “한마디로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말했다.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