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일방통행으로”… 구 “안전시설 검토”
인천 남동구 만수동 왕복 2차로의 장승북로길.
이 길은 한쪽에만 인도가 설치돼 있어 인천지역에서 보행자들에게 가장 위험한 도로로 알려져 있다.
4일 오전 7시 반경 남동구청 앞 3거리. 장승북로길 방향으로 좌회전 신호를 받은 마을버스와 승용차들이 만수3지구 방향으로 줄지어 운행을 했다.
하지만 이들 차량은 곧 농협 방향으로 걷고 있는 보행자를 피하기 위해 반대편 차로를 절반 정도 넘어 내달렸다.
반대편 차량들은 중앙선을 넘어 달려오는 차량과 접촉사고를 피하기 위해 제자리에서 멈췄고 중앙선을 넘은 차량들이 모두 지나간 뒤 남동구청 방향으로 운행을 시작했다.
장승북로길은 시작 지점(남동구청 정문 건너편)에서 만수3지구 입구까지 350여 m 구간은 도로 한쪽에만 인도가 설치돼 있고 반대편 쪽에는 인도가 없다. 인도가 없는 쪽에는 도로 바닥에 노란색 실선으로 보행구역을 알려주는 표시만 있을 뿐이다.
대형버스가 도로 양쪽 방향에서 마주치는 경우 보행자들은 차량과 몸을 스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생해 늘 교통사고 위험을 안고 있다.
실제로 이 동네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지난해 11, 12월 새벽에 2차례에 걸쳐 보행자가 인도가 없는 길을 걷다가 달리는 차량과 부닥치는 사고를 목격했다고 한다.
현재 장승북로길에는 시속 30km 이하로 운행해야 하는 스쿨존 지역이란 교통표지판이 곳곳에 설치돼 있지만 밤늦은 시간이나 새벽시간대에 일부 차량은 과속을 일삼고 있다.
만수초교 6학년 이윤정 양(12)은 “학교를 마친 뒤 인도가 없는 쪽으로 걸을 때도 있는데 뒤쪽에서 자동차 소리가 크게 들리면 과속차량이라는 생각에 항상 마음이 불안하다”며 “인도가 없는 쪽에서 마을버스를 기다릴 때면 사고가 날 것 같아 늘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이 동네 일부 주민은 “현재 왕복 2차로를 일방통행으로 바꿔 도로 양쪽에 인도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남동구 관계자는 “일방통행으로 만들고 인도를 양쪽으로 설치할 경우 반대 민원이 만만치 않다”며 “주민들의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 안전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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