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유명 관광지에서 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하는 50여 명이 6일 인천 강화도를 찾았다. 4월로 예정된 제1회 문화관광해설사 전국대회의 사전 답사를 위해서다.
강화문화관광해설사협의회 채병화 회장(56)이 이날 회의를 마친 뒤 이들을 ‘약쑥 특구’로 지정된 아르미애월드(강화군 불은면 삼성리)로 안내했다. 채 회장은 평소 학생과 일반인에게 강화 역사를 설명하듯 전국에서 온 문화관광해설사들에게도 ‘강화 자랑’을 늘어놓았다.
“강화도는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의 역사가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곳입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인돌을 비롯해 고려궁지, 광성보 등 당일∼2박 3일 코스로 돌아볼 문화유산이 너무도 많은 섬입니다.”
채 회장은 설화나 야사를 적절히 섞어 유물과 유적의 역사를 들려주는 구수한 입담으로 유명하다. 그는 1998년부터 강화지역에서 무료 관광가이드로 활동하다 2001년 강화군이 전국 최초로 도입한 문화관광해설사(당시 문화유산해설사)로 뽑혔다.
강화지역 문화관광해설사 50명 가운데 최고참이다.
강화에 반해 시작… 전국돌며 역사배경 공부
구수한 입담 인기… “바빠질 4월이 벌써 기대”
교통비를 포함한 약간의 활동비만 받고 있지만, 그는 매일 오전 9시에 나와 오후 6시에 퇴근하는 전업 문화관광해설사. 그는 관광버스에 타자마자 먼저 “저는 강화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강화 역사에 매료됐어요”라고 말문을 연다고 한다.
그는 강화 역사를 더 깊이 공부하기 위해 강화와 관련된 전국 유적지를 샅샅이 누비고 다니고 있다. 몽골에 항복하기를 거부한 삼별초가 강화도를 떠나 유랑의 길로 나섰던 전남 진도와 제주, 강화도에서 판각된 고려팔만대장경의 목재 원료를 공급했던 경남 남해 등지를 여러 차례 다녀왔다는 것.
발로 뛰며 공부한 덕에 그의 역사관은 단군시대로 거슬러 올라갈 만큼 심오하다.
“단군은 ‘신의 아들’이란 뜻이고, 왕검은 ‘모든 것’을 칭합니다. 고조선은 1∼47대 왕(단군)이 다스렸던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나라이지, 결코 신화 속의 나라가 아닙니다.”
그는 전등사에 얽힌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전등사 뒷산에 석성으로 쌓여진 ‘삼랑성’의 가운데 글자인 ‘랑’은 ‘도령’을 의미한다는 말부터 꺼냈다.
“단군 왕검의 첫째 아들 부루는 2대 단군이 됐고, 나머지 세 아들(부여, 부소, 부이)인 3명의 도령이 삼랑성을 쌓은 것입니다. 서기 381년 아도 화상이 창건한 전등사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이지요.”
그가 전하는 ‘강화 이야기’는 밤새 들어도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
문화관광해설사는 매년 60시간씩 답사를 겸한 심화교육을 받는다. 전국에 1800여 명이 있고, 4월 8∼9일 2009년 인천방문의 해를 맞아 강화도에서 첫 전국대회를 갖는다.
채 회장은 “4월이 되면 수학여행까지 겹쳐 하루에 100여 명을 대상으로 문화해설을 해야 하기 때문에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진다”며 웃었다.
개인 또는 단체별로 ‘강화문화관광해설사협의회’(032-933-5441)에 예약을 하면 무료로 해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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