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센터 김모 사장은 직원들을 데리고 전화가 걸려 온 덕포동 곱창요리 음식점으로 달려갔다.
50대로 보이는 남성이 힘겨운 표정으로 에어컨과 냉장고, TV, 정수기, 고기구이 불판, 접시 등을 가리키며 가져가라고 했다. 원가로 따지면 450만 원이 넘지만 이 남성은 17만5000원에 팔겠다고 했다.
재활용센터 직원들이 1t 트럭에 짐을 모두 싣자 이 남성은 돈을 받고 유유히 사라졌다.
이 남자는 이날 오전 8시경에도 식당 인근의 또 다른 재활용센터에 똑같은 내용으로 전화를 걸었다. “가게를 그만두니 물건을 처분하고 싶다”며 음식점 안의 집기들을 팔아넘겼다.
이 음식점의 진짜 사장 황모 씨(57·여)는 이날 오후 4시경 출근했다가 텅 빈 음식점을 보고 깜짝 놀라 경찰에 신고했다.
사상경찰서는 50대 남성이 재활용센터 직원에게 신분 확인 차 보여준 인적사항을 토대로 뒤를 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주인이 없는 시간을 이용해 대담하게 가게 내부의 집기를 몽땅 팔아치운 것으로 볼 때 가게 주변 사람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