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혜화경찰서는 지난 주말 용산 철거민 참사 추모집회에서 경찰관을 폭행하고 지갑을 빼앗아 신용카드를 사용한 혐의(강도상해)를 받고 있는 용의자 박모 씨(52·무직)를 11일 붙잡았다.
그러나 박 씨는 경찰 폭행 혐의는 인정했지만 신용카드 사용은 야당의 K 의원 사무실 조직원이 시켜서 한 일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이날 오후 4시 반경 서울 구로구 구로동 애경백화점 앞 공중전화 박스 안에서 동생과 통화하던 중에 검거됐다.
경찰 관계자는 “박 씨는 위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꺼놨지만 가끔 켜서 문자메시지를 동생과 주고받았다”며 “이 과정에서 구로동 은신처를 알아냈고 통신을 추적해 박 씨를 붙잡았다”고 밝혔다.
박 씨는 7일 서울지하철 1호선 동대문역 6번 출구에서 박모 경사(36) 집단 폭행에 가담하고 당시 빼앗은 지갑 속의 신용카드로 의류매장과 마트에서 잠바와 담배 등 17만9000원가량의 물품을 구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씨의 여동생은 “사건 당시 옷이 찢어진 한 남자가 신용카드를 주면서 ‘옷이 찢어졌으니 잠바를 사달라’고 했다”며 “시위현장에서 만나 안면이 있던 K 의원 사무실 조직원으로 통상 ‘붕어빵’이라고 부르는 사람”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K 의원 측은 “의원실에서 시위에 나간 사람은 없으며 따로 무슨 조직 같은 것을 두고 있지도 않다”고 반박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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