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동적 한국인과 달릴수 있어 기뻐”
《2009 서울국제마라톤대회는 제80회 동아마라톤대회를 겸하고 있다. 여든 번째를 맞은 동아마라톤대회를 기념하기 위해 본보는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을 초청했다. 모두 61개국 87명. 이들은 동아마라톤대회에서 ‘세계의 우정(International Friendship)’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2km를 달리게 된다. 주한 외국인들은 한국인들과 함께 서울을 달리며 하나가 될 것이다. 편견과 차별을 뛰어넘고 마라톤을 통해 조화와 공존을 모색할 것이다. 다문화시대, 세계의 우정을 위해 달리는 이들의 소감을 들어본다.》
▽아시프 마시 씨(29·파키스탄)=“한국은 참 좋은 나라예요. 무엇보다 자신과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포용한다는 점이 좋습니다. 그런 저에게 마라톤은 즐거운 문화 교류 행사입니다. 마라톤대회에 오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잖아요.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게, 권위 있는 대회에서 달릴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습니다.”
▽마르타 곰클라브 씨(44·브라질)=“서울은 정말 깨끗하게 정리된 도시입니다. 서울을 달리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에요. 저는 원래 달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왜 달리느냐고요. 그냥 달립니다. 달리면서 자신감을 배웁니다.”
▽푸남 내우파네 씨(25·네팔)=“동아마라톤은 세계인의 우정을 위한 대회라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한국인은 운동을 잘하지만 네팔인은 그렇지 못합니다. 네팔에 이런 마라톤 열기를 전달하고 싶어서 참여했습니다. 조국을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뛰겠습니다.”
▽시메온 아르나우토프 씨(29·불가리아)=“한국 정부의 장학금을 받아 한국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개발도상국 학생들에게 공부할 기회를 만들어 주는 데 대해 감동했어요. 한국인들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들과 나눌 줄 아는 따뜻한 심성을 가진 사람들 같아요.”
▽폴리나 리피나 씨(28·뉴질랜드)=“한국 사람들은 외국인에게 너그러운 편입니다. 그런 도움이 없었으면 저의 한국 생활도 힘들었을 거예요. 다른 나라에 가서도 곤란한 일이 생기면 한국인을 찾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나이가 많은 분들이 외국인과 한국인의 결혼에 편견을 갖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크리스티나 콘팔오니리 씨(28·이탈리아)=“한국은 매우 역동적인 나라입니다. 한국인들은 문화에 관심이 많고 외국인들과 교류를 즐기는 사람들이죠. 외국인을 위한 정부의 서비스 수준도 높은 편이에요. 제가 근무하는 역삼 글로벌 빌리지센터 같은 곳이 대표적입니다. 한 가지 흠이 있다면 외국인은 신용카드를 만들기 어렵다는 건데, 이를 좀 해결해 주시면 안 될까요.”
▽린디위 음츠온치 씨(43·남아프리카공화국)=“한국이 왜 좋으냐고요? 초고속 인터넷이나 밤늦게까지 영업을 하는 상점들, 그리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치안 등 셀 수 없이 많죠. 원래 한국에서 1년만 있을 계획이었는데 체류를 연장할 정도였다면 제가 얼마나 한국을 좋아하는지 아시겠죠?”
▽크리스틴 칼턴 씨(35·미국)=“한국 도시는 치안도 좋고 상당히 깨끗합니다. 한국 사람들도 매우 친절하고 정직하다는 인상을 받게 되죠. 하지만 아직 나이가 많은 한국분들은 지하철이나 버스 등에서 저 같은 외국인을 뚫어져라 쳐다볼 때가 많은데 그런 시선이 상당히 불편합니다.”
▽에리코 마쓰모토 씨(25·일본)=“한국인 눈에 일본 사람은 언제까지나 이방인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아쉬울 때가 많아요. 서울 중심가에서는 고궁의 위치나 지하철 노선도 등 외국인을 위한 자료를 구하기 쉬운데, 막상 서울을 벗어나면 외국인을 위한 배려가 너무 부족해요. 하지만 유구하면서도 아름다운 전통 문화와 한국인의 푸근한 정, 맛난 음식은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이 누릴 수 있는 장점이지요.”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동아일보 김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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