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TOWN]고민 끝, 인강을 들어봐!

  • 입력 2009년 3월 16일 02시 52분


강남 최고 강사 수업, 멀어서 못 듣니? 문제풀이 기술보다 원리 깨치고 싶니?

사교육 안받고 서울대 합격 한동관 씨

“정말 사교육을 한 번도 받지 않고 서울대 의대에 합격했나요?”(기자)

“중학교 때 동네 학원에 다닌 적은 있었는데…. 그것 말고는….”(한동관 씨)

재차 다그치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중학교 때 다녔던 보습학원 이야기를 꺼냈다. ‘2009년 강남구청 인터넷 강의(이하 ‘강남 인강’) 최우수 장학생’으로 선정된 한동관 씨(20·충남 서산시 서령고등학교 졸업). 한 씨는 인터넷 강의와 학교 수업만으로 고3 중간, 기말고사는 물론 전 모의고사에서 전교 1등을 유지했고, 수능 상위 0.1%에 속하며 올해 서울대 의예과에 진학했다. 인터넷 강의가 자신의 학습에 기여한 비중은 20% 정도였지만 혼자 계획을 세워 공부해야 하는 ‘인강 학습’은 자기 주도적인 한 씨의 공부 스타일과 잘 맞았다. 그의 ‘인강 활용법’을 들어봤다.

○ 남들 학원 등록할 때 ‘인강’ 등록

‘Prime TOWN’ 기사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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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3 때 강남 인강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주변 사람들이 ‘공부 잘하는 애들은 강남구청 인강 듣는다’고 하더라고요. 강남 최고 강사들의 강의인데 수강료는 3만 원이잖아요. 지방에 살아 경험할 수 없었던 강남 수업을 한번 들어보고 싶었어요.”

중3 겨울방학이 되자 친구들은 학원으로, 과외로 몰리며 대입의 발판이 될 고등학교 수업을 준비했다. 일부 친구는 큰 학원이 있는 도시로 단기 유학을 떠나기도 했다. 이 때 한 씨는 강남 인강 수강 신청을 했다.

“인강 활용의 목표는 ‘선행학습’이었어요. 다음 학기에 배울 내용을 미리 들으면 고등학교에 가서 학교 수업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방학 중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을 마치고 집에 오면 오후 10시 30분. 한 씨는 과학탐구 강의를 주로 들었다. 고2 때까지는 학교에서 물리I, 화학I, 생물I만 가르쳤기 때문에 3학년 때부터 배우는 물리II, 화학II, 생물II 강의를 집중적으로 들었다. 주중에는 하루 두 시간 씩, 주말에 세 시간씩 듣는 방식으로 시간과 진도를 안배했다. 개학 전, 전 과정을 모두 마쳤다.

○ 언어 70점→96점 수직상승

“고2 1학기 모의고사에서 언어영역 70점을 받았어요. 1학년 때는 90점 안팎을 유지했는데 늘 자신이 없고 아슬아슬했거든요. 결국 언어가 발목을 잡더라고요. 선생님께서 ‘혼자 하는 것보다 인터넷 강의를 한번 들어보면 어떻겠냐’고 권하셨어요.”

언어는 ‘스스로 생각하는 과목’이라는 게 한 씨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점수가 70점까지 떨어지자 학습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감지했다. 자율학습을 마치고 돌아와 오후 11시 30분부터 한 시간 정도 가장 취약한 비문학 부문 인강을 들었다.

“비문학 지문에 밑줄을 긋고 그것의 전제가 되는 문장을 찾으라는 문제에서 실수가 많았어요. 오답노트를 만들어도 왜 자꾸 틀리는 지 이해가 안됐는데 강의를 들으니 금방 알겠더라고요. 제가 원인과 전제를 혼동한 것이 실수였어요.”

‘이해’와 ‘원칙’을 중시했기 때문에 ‘노하우’와 ‘족집게’ 식 강의를 기피했던 한 씨. 강의는 바로 답을 알려줘서 스스로 생각하는 길을 막을 거라는 편견은 곧 사라졌다. 원리에 접근해 푸는 법을 가르쳤던 강의는 한 씨에게 ‘지름길’을 알려줬다. 수능 언어영역은 두 문제를 틀려 96점을 받았다.

○ 시작이 반? 완강이 기본!

강의를 신청하면 먼저 언제까지 들을 것인지 목표를 세웠다. 보통 자율학습 후 오전 1시 정도까지 한 강의씩 들었지만 목표한 기간 안에 끝낼 수 없다면 조금씩 더 듣기도 했다. 계획표는 ‘비문학 인강: 2월 한 달 매주 월, 화요일 오후 8∼10시 수강. 월요일 1강, 화요일 2강씩, 3월 말 완강 목표’와 같이 세웠다.

“하루에 할 수 있는 분량을 계획해 끝까지 마무리해야해요. 무리하면 학습 의욕이 떨어져요. 강의진도를 맞추지 못하면 중도 포기하기 마련이고요. 매일 수강기록을 남기는 방법도 좋아요.”

들었던 강의를 또 듣지는 않았다. 예습이 목표였기 때문에 이해가 완벽하게 되지 않아도 학교 수업에서 만회가 가능하리라는 판단으로 그냥 넘겼다. 복습을 계획하지 않았기 때문에 강의 때 더 집중할 수 있었다.

○ 스스로 공부하고, 인강은 활용하고

한 씨는 “모든 과목은 개념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개념을 이해해야 응용할 수 있고, 문제 유형이 바뀌어도 당황하지 않는다고.

고2 때까지는 개념을 익히는 데 집중했고, 고3 때부터는 6년 치 수능과 평가원 기출문제를 모조리 풀었다. 틀린 문제는 바로 이해해서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중학교 때는 안 풀리는 수학 문제를 하루 종일 고민한 적도 있었어요. 잘 때까지 고민하는 거죠. 생각하다보면 어느 순간 답이 풀려요. 개념을 알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아요.”

한 씨는 자신에게 꼭 맞는 공부 스타일을 알고 있었다. 자신의 공부법이 최대의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며 수능 날까지 집중했다. 인강은 취약 부분에 맞닥뜨릴 때마다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했다.

“중2 때 할아버지께서 중풍으로 쓰러지셨어요. 올해 2월에 합격 소식을 듣고 돌아가셨죠. 부모님께서 오랫 동안 병간호를 하시면서 병원비가 많이 들다 보니까 학원, 과외 없이 혼자 공부하는 게 습관이 됐나 봐요. 병이 아닌 사람을 돌보는 의사가 되고 싶어요. 제 꿈이에요.”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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