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홍천군에 사는 이모 씨(73)는 지난해 1월 1일 같은 마을 후배인 장모 씨(59) 등과 함께 새해맞이 행사를 다녀온 뒤 장 씨 집에서 ‘점당 100원짜리’ 술내기 고스톱 판을 벌였다.
이들은 오후 3시부터 3시간여 동안 고스톱을 치다가 갑자기 장 씨 집에 경찰관이 들이닥치면서 판돈 10만6000원을 압수당하고 입건됐다.
이 씨 등은 마을 사람들끼리의 심심풀이 놀이로 생각했지만 검찰은 수차례 고스톱을 친 것으로 간주했다. 이 씨에게는 형법상 상습 도박죄를, 장 씨는 도박개장 혐의를 적용해 각각 약식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7월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해 이 씨와 장 씨에게 각각 150만 원과 5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이 씨 등은 “술내기를 위한 일시적 오락이었다”며 항소했다.
춘천지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정강찬)는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속칭 점당 100원짜리 고스톱은 일반인의 입에 쉽게 오르내리는 정도이고 시간도 3시간에 불과하다”며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이들의 고스톱은 술내기를 위한 일시적 오락의 정도에 불과할 뿐 상습도박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춘천=최창순 기자 cs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