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태화강 회생(回生) 사례를 정부가 추진 중인 4대 강 살리기 프로젝트의 모델이라고 적극 주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태화강이 4대 강 살리기 프로젝트에 포함되면 다음 달부터 추진할 태화강 생태공원 조성에 필요한 사업비(총 5233억 원)를 정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을 것으로 울산시는 보고 있다.
▽‘4대 강 살리기의 모범 사례?’=박맹우 울산시장은 태화강을 4대 강 회생 프로젝트에 포함시켜 줄 것을 요구하는 편지를 최근 청와대와 국토해양부 등에 보내고 협조를 구했다.
박 시장은 “울산은 지난 반세기 동안 산업화와 근대화의 산실로 ‘태화강 기적’을 통해 한강의 기적을 이어왔다”며 “울산시민들은 4대 강 회생 프로젝트의 원활한 추진과 태화강 살리기의 성공적 마무리를 위해 4대 강 종합정비 기본계획에 태화강도 포함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서필언, 주봉현 부시장도 최근 국토부 등 정부 부처를 방문해 태화강이 4대 강 회생 프로젝트에 포함돼야 하는 당위성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다.
이에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1월 30일 SBS TV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된 취임 1주년 원탁대화에서 4대 강 살리기의 역할 모델로 ‘죽음의 강’에서 ‘생명의 강’으로 부활한 태화강을 제시한 바 있다.
▽“태화강 회생의 출발점은 수질 개선”=태화강을 되살리기 위해 울산시는 강력한 수질 개선 사업을 벌였다.
2002년부터 태화강 바닥에 쌓인 쓰레기와 흙 등 66만8000m²를 걷어냈고 공장 폐수와 생활오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총연장 33km의 하수관거를 매립했다.
태화강 상류에는 하수처리장도 두 군데에 건립했다.
그 결과 2000년대 초반까지 3∼5급수에 머물던 태화강 하류의 수질이 2005년부터 2급수로 개선됐다. 또 2006년부터는 태화강에서 방류한 연어가 매년 돌아오고 있다.
2005년부터 매년 6월 태화강 전국수영대회도 열려 맑아진 강의 모습을 전국에 알리고 있다.
울산시는 수질 개선에 이어 태화강변에 친수공간을 잇달아 확보했다.
방치돼 있던 태화강변의 대숲을 정비해 2002년 산책로를 만들었다.
이어 고층 아파트 등이 들어설 예정이던 중구 태화동 일대 둔치 사유지(53만 m²)도 1000억 원을 들여 지난해 모두 매입했다. 이곳에는 자연친화적인 생태공원이 내년 4월경 완공될 예정이다.
또 생태공원 용지 건너편인 남구 무거동에는 태화강 전망대(높이 30m)와 남구와 중구를 잇는 인도교인 태화강 십리대밭교(길이 125m)도 지난달 완공됐다.
태화강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중구 태화동 옛 로얄예식장 자리에는 2011년까지 80억∼100억 원을 들여 임진왜란 때 소실된 태화루를 복원할 방침이다.
울산시 김정규 태화강 관리단장은 “수질을 개선하고 친수공간을 확보한 태화강은 도심하천도 얼마든지 생태하천으로 복원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태화강에서 4대 강 살리기 프로젝트의 추진 방향이 나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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