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배 타고 412년전 명량대첩 체험”

  • 입력 2009년 3월 17일 02시 57분


거북선 모양의 유람선인 ‘울돌목 거북배’가 전남 해남군과 진도군을 잇는 진도대교 아래 바다를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 전남개발공사는 명량대첩의 현장을 체험형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기 위해 거북배를 건조, 지난해 10월부터 운항하고 있다. 사진 제공 전남개발공사
거북선 모양의 유람선인 ‘울돌목 거북배’가 전남 해남군과 진도군을 잇는 진도대교 아래 바다를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 전남개발공사는 명량대첩의 현장을 체험형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기 위해 거북배를 건조, 지난해 10월부터 운항하고 있다. 사진 제공 전남개발공사
전남개발公, 아이디어 사업 통해 3년 연속 흑자경영

전국 생산량 87% 차지 천일염도 명품화

15일 오후 전남 해남군 문내면 우수영 선착장. 거북선 모양의 유람선이 관광객 100여 명을 태우고 울돌목으로 미끄러져갔다.

울돌목은 해남군 우수영과 진도군 사이 바다. 가장 좁은 곳의 너비가 294m로 밀물과 썰물 때 물이 흐르는 속도가 보통 바다의 3배가 넘는 초속 5∼6m다.

배가 5분여를 운항하자 문화유산해설사 이길삼 씨(59) 씨가 “1597년 이순신 장군이 빠른 물살을 이용해 13척으로 왜군의 133척을 물리친 명량대첩의 현장”이라고 소개했다. 관광객들은 거북배 2층 전망대로 올라가 눈으로 거센 물살을 확인했다.

○ 거북배, 비수기 관광객 유치

울돌목 거북배는 지난해 10월 취항했다. 전남개발공사가 역사체험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건조했다. 전남개발공사는 2004년 전남도가 자본금 50억 원을 출자해 설립한 공기업.

길이 49.5m, 폭 10.4m 368t급 거북배는 우수영과 진도 녹진항, 벽파진항에 이르는 10km 구간을 하루 세 차례 운항한다. 소요시간은 1시간 20분, 정원은 174명이다.

거북배 안 입체 영상관에선 15분짜리 명량대첩 3차원 입체 영화를 보여주고 해설사가 이순신 장군이 펼쳤던 전법, 해양 전설, 신화 등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관광 비수기인 겨울철에도 7000여 명이 이 거북배를 탔다. 거북배는 ‘2008 대한민국 공공디자인엑스포’에서 공공시설 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할 정도로 명물이 됐다.

전남개발공사 관광운영팀 박정호 씨는 “수학여행단을 끌어 모으고 지역 축제와 연계한 관광상품을 만들어 올해 9만여 명을 유치할 계획”이라며 “관광객이 노를 잡고 물살을 체험하는 이벤트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 “낙후된 전남경제 견인차 될 것”

전남개발공사는 지난해 9월 천일염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연간 25만8000t이 생산돼 전국의 87%를 차지하는 전남산 천일염을 명품화하고 수입도 올리기 위해서다.

‘뻘솔트’라는 브랜드로 개펄 염전에서 나오는 ‘토판염’을 상품화해 전국 유명 백화점에서 4개월 만에 2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남개발공사는 전국 16개 지방공사 가운데 드물게 3년 연속 흑자를 냈다. 지난해 영업 이익이 4억2000만 원으로 2007년보다 줄긴 했지만 어려운 경제여건을 감안하면 선방한 셈이다. 지난해 12월 말 현재 자산 총액은 7807억 원으로 16개 지방공사 가운데 5번째 규모.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남악신도시 택지개발 등 대규모 개발사업과 농어촌, 해양관광 사업을 통해 기반을 다진 결과다.

이동진 전남개발공사 사장은 “시장 상황에 맞게 사업을 다각화하고 조직을 현장 위주의 팀제로 운영한 덕에 좋은 성과를 낸 것 같다”며 “앞으로 2조8000억 원 규모의 개발사업을 추진해 낙후된 전남을 잘사는 전남으로 만드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무안=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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