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대전인쇄단지 이전 탄력받나

  • 입력 2009년 3월 17일 07시 00분


700여 업체들, 공청회 - 용역 로드맵 확정

市도 뒤늦게나마 관련부서 협의회 열기로

‘대덕특구에서 유성 봉산지구를 거쳐 세종신도시 쪽으로 가다 보덕봉(263m)과 오봉산(240) 사이 계곡을 지나면 신기루처럼 신시가지가 나온다. 대전충남인쇄정보산업단지로 불리는 30만 m² 규모의 인쇄출판 타운이다. 거리에는 직지 모양의 예술품 같은 인쇄소, 디자인센터, 그리고 북 카페가 곳곳에 들어서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모습은 단지 대전지역 출판인쇄업자들의 ‘꿈’일 뿐이다.

대전 동구 삼성동 중동 정동 일대의 인쇄거리 이전 계획이 2년째 표류하고 있다. 현재 이 일대에는 인쇄, 출판, 기획, 출력, 제본, 디자인, 포장, 가공 등 관련 업체 700여 개(종사자 5000여 명)가 몰려 있다. 서울과 대구에 이은 전국 세 번째 규모다. 연간 3600억 원(2007년 기준)의 매출을 올리면서 대전 경제의 ‘큰 머슴’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건물과 장비가 노후한 데다 대전역세권 개발과 맞물려 이전이 불가피하다. 업체들은 2007년 3월부터 새로운 산업단지로 이전해줄 것을 대전시에 요청했으나 주무 부서를 놓고 ‘핑퐁게임’하면서 2년이나 흘렀다.

구자빈 대전충남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수주를 받아도 골목이 좁아 인쇄된 물량을 싣고 갈 트럭이 들어올 수조차 없다”며 “이러다간 그나마 갖춰진 경쟁력마저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이들 업체는 대전시가 구상 중인 대덕연구개발특구 2단계(유성구 둔곡동, 신동) 33만 m²로의 입주를 희망하고 있다. 230개 업체는 이전하겠다고 약속했다. 올해 공청회, 조성 용역 등 로드맵도 확정했다.

대전시가 뒤늦게나마 관련부서 협의회를 열기로 했다. 박연병 대전시 문화산업과장은 “조만간 업계 대표와 만나 구체적으로 협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류정렬 대전충남인쇄출판지식정보 산업단지 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인쇄업은 오·폐수의 공동관리, 시설 장비의 공동이용, 능률적인 작업 공간 확보를 통한 생산성 향상을 위해 집적화가 절실하다”며 대전시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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