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등장한 노건평, 또 봉하마을 그 창고…

  • 입력 2009년 3월 21일 02시 58분


盧씨 ‘박연차 5억’ 자재창고서 2차례 받아 이정욱씨에 전달

정대근씨 뇌물 110억으로 늘어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19일 구속 수감된 이정욱 전 해양수산개발원장에게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구속 기소)이 돈을 지원하도록 주선한 사람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구속 기소)로 확인됐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는 20일 이 전 원장이 2005년 4월 30일 경남 김해갑 국회의원 재선거에 열린우리당 전략 공천으로 출마했을 때 노 씨가 2차례에 걸쳐 박 회장에게서 5억 원을 받아 이 전 원장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노 씨는 이 전 원장의 요청에 따라 박 회장에게 이 전 원장의 선거 자금 지원을 부탁했다. 노 씨는 2005년 4월 20일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뒤 저수지 부근 자재창고 옆에서 박 회장에게서 현금 2억 원을 받았다. 그리고 김해시 부원동 김해관광호텔 앞에서 이 전 원장에게 전달했다. 또 같은 달 28일 노 씨는 역시 자재창고 옆에서 박 회장이 가져온 현금 3억 원을 이 전 원장에게 건넸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원장과 박 회장은 일면식도 없다”면서 “노 씨는 이 전 원장에게 ‘선거 끝나면 박 회장에게 인사하라’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이 전 원장이 박 회장에게서 받은 5억 원은 신고된 선거비용(1억8000여만 원)의 3배 가까이 된다. 검찰은 이 외에도 이 전 원장이 2억 원을 더 받은 것을 확인해 출처를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노 씨를 이 전 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공범으로 추가 기소할지 검토 중이며 노 씨와 경남 지역에 출마한 다른 정치인들의 관계도 확인할 계획이다.

한편 검찰은 20일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이 2007년 5월 중국의 비료 원료 납품업체 W사로부터 “납품 원료 단가를 조정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20만 달러(약 2억7800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정 전 회장이 받은 뇌물은 세종캐피탈 인수 관련 뇌물 50억 원 등을 포함해 모두 110억 원으로 늘어났다.

또 검찰은 지난해 4월 박 회장에게서 불법 정치자금 5억 원을 수수한 혐의로 송은복 전 김해시장을 이날 구속 수감했다. 검찰은 이광재 민주당 의원 등 정치인 몇 명도 21, 22일 소환해 조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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