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늘어나는 입학사정관제 선발 ‘이건 몰랐네’

  • 입력 2009년 3월 24일 03시 04분


학생부 성적은 안따진다?

사정관이 학생 최종선발?

수능 최저학력기준 있다?

《주요 대학들이 최근 입학사정관 전형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입학사정관제가 올해 대입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수능·내신 등 성적만으로 뽑는 전형들과 달리, 서류·면접 등 개인의 잠재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뽑는 전형. 각 대학 입학사정관은 임원경력, 수상경력, 봉사활동, 동아리 활동 등 학생이 쌓아온 다양한 경험을 살펴 이를 선발의 기준으로 삼을 예정이다. 좋은 취지의 제도이지만 수능과 내신만 준비해온 학생, 학부모로서는 또 다른 부담일 수 있다. 입학사정관제, 과연 무엇이며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입학사정관제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알아보면서 올바른 대비법을 살펴보자.》

입학사정관 전형만 준비해도 대학 간다?

-진실-

올해로 도입 3년째를 맞은 입학사정관 전형의 선발인원은 매해 늘어나는 추세다(표 참조). 최근 대학들이 추가 발표를 하면서 인원이 더 늘어나 2010학년도는 1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는 전국 대학 선발인원인 37만8000여 명 가운데 일부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입학사정관 전형 선발인원이 대폭 늘어난 점을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까? 이에 대해 김영일교육컨설팅의 조미정 교육연구소장은 “대학들이 기존의 수시 특별전형을 입학사정관 전형에 포함시켜 발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시 특별전형의 서류, 면접 심사 과정에 입학사정관을 참여시키고 이를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발표한 대학이 많다는 뜻이다. 외국어 우수자 전형, 수학·과학 인재 전형 등 특기자 전형은 기존 수시 특별전형과 비교할 때 선발절차와 반영요소 비율이 동일해 수험생으로선 별반 달라진 점이 없다.

한편 리더십 전형, 자기추천자 전형으로 대표되는 기타 입학사정관 전형은 순수한 의미의 입학사정관 전형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선발인원이 그리 많지 않으며, 경쟁률도 높아 지난해 대부분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결국 입학사정관제만 바라봐선 낭패를 볼 수 있단 얘기. 청솔학원 이종서 입시컨설팅 이사는 “입학사정관제가 성적 위주의 대학 입시에 숨통을 틔워줄 제도인 것은 분명하지만, 입학사정관 전형만 준비하는 건 바보 같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고3 학생이라면 지금까지 해온 대로 내신, 수능을 꾸준히 준비해야 한다.

입학사정관이 학생을 최종 선발한다?

-진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강낙원 입학지원팀장은 “입학사정관 전형이든, 입학사정관이 부분적으로 참여하는 전형이든(표 참조) 어떤 경우에도 최종 선발은 대학이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모델로 하는 미국식 입학사정관제도 마찬가지. 입학사정관이 서류·면접 심사로 학생에 대한 보고서를 만들어 대학에 제출하면, 대학이 보고서를 검토해 학생을 뽑는다.

입학사정관이 어떤 사람일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입학사정관이 어떤 전공과 경력을 가졌느냐에 따라 입시에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하는 것.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이 최근 25개 주요 대학 입학사정관 99명을 살펴본 결과에 따르면 입학사정관은 교육학, 통계학, 언론학, 심리학 전공자 순으로 많았다. 경력은 중·고등학교 교사, 대학 행정직, 심리상담사, 헤드헌터 등으로 다양했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성적을 안 본다?

-진실-

가장 큰 오해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대개 1단계 학생부, 서류 평가를 해서 모집정원의 2, 3배수를 뽑고, 2단계 면접으로 최종합격자를 가린다. 대학마다 반영비율에 차이는 있지만 교과(학생부 내신)와 비교과(자기소개서, 학업계획서, 추천서 등 서류와 면접)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는 뜻이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면접도 교수가 평가하는 교과형 면접과 입학사정관이 직접 평가하는 비교과형 면접으로 나뉜다. 교과형 면접이 전공과 관련된 지식을 묻는 구술면접에 가깝다면, 비교과형 면접은 서류에 나와 있는 내용이 참인지 확인하거나 학생의 가치관을 알아보는 인성면접에 가깝다. 면접은 10∼15분이고, 학생이 여러 면접관을 앞에 두고 질의에 대한 응답을 한다.

연세대 박정선 입학사정관은 “교과 성적은 여전히 중요하다”면서 “연세대의 경우 교과 성적으로 1단계에서 2배수를 뽑지만 2배수 내에 들어온 학생들이라면 학습능력에 큰 차이가 없다고 보고 교과와 비교과를 종합 평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가 올해 신설한 입학사정관 전형인 ‘진리자유 전형’(전체 정원의 10%인 344명 선발)은 1단계에서 교과 성적으로 2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서류로 50%, 서류·면접 합산으로 50%를 선발한다.

단, 입학사정관 전형은 다른 수시 전형에 적용되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두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세미 기자 luckyse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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