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음주운전에 역주행 도주… 경찰 준비생 맞아?

22일 오후 11시 반 친구를 바래다주고 귀가하던 문모 씨(26)는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서 음주단속을 벌이던 순찰차 2대를 발견했다.

4월 경찰공무원 시험을 앞두고 시험을 함께 준비하던 친구와 술을 마시고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한 게 실수였다.

문 씨는 단속 경찰관을 따돌리기 위해 인도로 차를 틀어 역주행하기 시작했다. 그는 1km가량을 더 달린 뒤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한 막다른 골목에서 추격하던 경찰관에 포위됐다. 그러나 1시간 반가량 차량 문을 걸어 잠그고 버텼다. 경찰은 문 씨의 가족을 통해 설득 작업을 벌였으나 내리지 않았다.

결국 2시간여 만인 23일 오전 1시 반경 경찰은 망치로 차량 뒷좌석 유리창을 부수고 문 씨를 차에서 끌어냈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이날 문 씨를 음주운전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 결과 문 씨는 면허정지 수치인 혈중 알코올 농도 0.067% 상태에서 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경찰관의 정지 신호를 무시하는 등 추가 혐의로 면허 취소 조치를 당했다.

경찰 관계자는 “문 씨가 음주단속에 적발되면 경찰공무원 시험에서 불이익을 당할까 두려워 도망쳤다고 진술했다”며 “그냥 단속에 걸렸으면 훈방 받을 수 있었던 것을 호기를 부리다가 시험에서 불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