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씨 부부가 신탁할 재산은 6·25전쟁 때 소실된 송강의 고택과 송강의 4남인 홍명이 1616년 지은 ‘계당(溪堂)’, 식당과 임야 등 20억 원 상당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당이 있는 만수동 계곡은 송강이 만년에 머물며 ‘만수명산로(萬壽名山路)’로 부르던 옛길로 경관이 수려하다.
정 씨 부부는 지난해 계당에 보관 중인 고문서 등 4100여 점을 전남대 등에 맡긴 데 이어 문중 재산을 신탁했다. 정 씨는 “400년 넘게 간직한 문화유산이 훼손되고 주변에 투기꾼이 들어오는 현실이 안타까워 개인이 아닌 공유재산으로 온전하게 보존하고 싶었다”며 “가사문학 테마마을을 조성해 모든 사람이 머물고 두루 둘러보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신탁은 정 씨의 뜻에 따라 소실된 고택을 복원해 가칭 ‘송강 문학의 집’으로 꾸미고 자연경관이 뛰어난 임야를 보존해 생태문화마을로 만들기로 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