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이사람/대구상공회의소 첫 女부회장 석정달 대표

  • 입력 2009년 3월 25일 06시 51분


“섬유도시 옛명성 찾기에 힘 모을 것”

여성 상공인들과 함께 기업 이미지 높이겠다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과분한 직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네요. 임기 중 지역 여성 상공인들의 권익을 대변하고 침체된 대구 경제를 살리는 데 힘을 보태기 위해 정성을 다하려 합니다.”

대구상공회의소 임시 상공의원 총회에서 첫 여성 부회장으로 뽑힌 ㈜명진섬유 석정달 대표이사(69)는 24일 “보수적 도시인 대구에서 ‘여성이라는 핸디캡’을 안고 기업 활동을 해왔는데 이번에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중책을 짊어진 것 같다”며 웃으며 이같이 말했다.

대구상의는 19일 이인중 회장을 제20대 회장으로 재선임하고 부회장 15명을 선출했다.

대구상의 103년 역사에서 여성이 부회장으로 선임된 것은 처음이다.

석 부회장은 1997년 대구상의 첫 여성 상공의원으로 뽑히기도 했다.

여성 상공인들의 ‘맏언니’로 불리는 그는 지역에서 35년 동안 섬유업체를 운영하며 전문 경영인의 길을 걸어왔다.

그는 “국내외 경제난의 여파로 경기가 어렵지만 지역 주종 산업인 섬유산업은 재도약의 조짐을 보이고 있어 용기와 희망을 갖고 경영에 임하고 있다”며 “섬유도시 대구의 옛 명성을 찾기 위해 대구상의 집행부 등 상공인들과 머리를 맞대고 중지를 모아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규모가 작은 지역 섬유업체들은 대부분 10∼15년 전에 갖춘 시설을 이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앙 및 지방 정부가 이들 업체에 대한 시설 및 운전자금 지원을 늘리는 등 과감한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평통여성장학재단에 참여해 장학금 지원 사업에도 열성인 그는 “지역 상공인들이 시민들에게 봉사하는 자세를 가지는 게 중요하다”며 “지역 기업인들의 이미지를 높여 나가는 일을 여성 상공인들과 함께 추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역 기업인들은 좀 더 개방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로 경영에 임해야 합니다. 겸손한 자세로 시민들에게 다가가고 서로 단합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각을 발휘할 생각입니다.”

이어 그는 “지역 여성 기업인들이 상의 상공의원으로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여성 경영자 간 정보 교류와 친목 도모에도 신경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구상의 상공의원 112명 가운데 여성은 7명.

그는 “마케팅 못지않게 제품 연구개발과 직원 교육에도 주력하고 있다”며 “공부하는 직장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직원 재교육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여성 경영자들에 대한 조언과 관련해 그는 “힘들고 고달프더라도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당당한 자세로 남성 기업인들과 경쟁할 것을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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