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은 서울-경기-강원 등 북부가 많아
철원 정선 화천 영월 홍천 ‘비만인구율 톱5’ 석권
음주는 단양 제천, 흡연은 화천 부산강서 ‘요주의’
시군구에 따라 흡연자 비율이 2배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의 비율은 3배 이상, 비만인구의 비율은 2.5배 차이가 났다.
보건복지가족부 질병관리본부는 이 같은 내용의 ‘2008년 지역사회 건강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전국 단위로 보건실태조사가 실시된 것은 정부 수립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9∼11월 251개 기초자치단체급 지역별로 성인 700∼817명씩 선정해 총 22만 명을 직접 찾아가 조사했다.
남성을 대상으로 평생 5갑 이상 담배를 피웠고, 현재도 피우고 있는 비율을 조사한 결과 강원 화천군이 60.8%로 가장 높았다. 가장 낮은 전남 고흥군(30.0%)의 두 배를 넘었다. 남자 성인의 절반 이상이 담배를 피우는 지역은 모두 114곳이었다.
남성흡연율이 가장 높은 곳으로 나타난 강원 화천군의 군 보건소 관계자는 “이 지역에 고령자가 많고 담배 재배 농가가 많아서 흡연율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번에 소주 7잔 이상 마시는 술자리를 한 달에 1회 이상 가지면 ‘고위험 음주’로 간주한다. 이 비율은 충북 단양군이 78.6%로 가장 높았다. 가장 낮은 경남 산청군(22.6%)보다 3배 이상 높은 것. 고위험 음주율이 50%를 넘어선 지역은 70곳으로 집계됐다.
단양군 보건소 관계자는 “이 지역 사람들은 스트레스나 자살시도율이 낮은 편”이라며 “대체로 낙천적이어서 즐겁게 마시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추정했다.
몸무게(kg)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가 25를 넘으면 비만으로 간주한다. 이 인구의 비율은 강원 철원군이 34.6%로 가장 높았다. 가장 낮은 곳은 서울 도봉구로 14.3%였다. 지역별로 최대 2.5배의 격차가 났다.
비만인구율은 철원군에 이어 정선군(32%), 화천군(29.9%), 영월군(29.3%), 홍천군(29.2%)까지 상위 5개 지역이 모두 강원도에 있었다. 이들 지역은 걷기운동 실천율(30분 이상 걷는 날이 일주일에 5일 이상인 사람의 비율)이 모두 하위권이었다. 운동량이 적어 비만인구가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철원군 보건소 관계자는 “평야지대여서 기계로 대규모 경작을 하는 농가가 많기 때문에 일을 하지 않는 노인 인구가 많다”고 말했다.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경남 합천군(43.3%)과 서울 동대문구(42.4%)가 높았고 전남 완도군(9.7%)과 경북 군위군(11.6%)이 낮았다.
고혈압 환자는 인천 중구가 1000명당 180.8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 울릉군이 81.7명으로 가장 적었다. 당뇨병 환자는 경기 오산시가 1000명당 84.7명으로 가장 많았고 제주 서귀포시가 24.6명으로 가장 적었다.
김영택 질병관리본부 만성병조사팀장은 “흡연율과 고위험 음주율은 강원과 영남이 충청과 호남 지역보다 높은 ‘동고서저(東高西低)’의 분포를 보였고 비만율은 서울, 경기, 강원 같은 북부지역에서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이번 조사는 기초단체급 지역까지 세밀하게 조사를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그러나 앞으로 세밀한 원인 분석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