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동문건설에 따르면 경 회장은 충남 아산시의 27홀 골프장과 정보기술(IT) 관련 자회사인 르네코의 지분을 매각해 모두 474억 원의 사재를 출연했다. 경 회장이 내놓은 개인재산은 채권단이 지원한 신규 유동성 지원자금(494억 원)과 맞먹는 규모다. 동문건설 관계자는 “출연한 사재는 회사의 운전자금으로 모두 사용했다”고 밝혔다.
경 회장이 사재를 출연한 것은 회사가 어려움에 처하자 고통을 분담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동문건설 측은 이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동문건설 관계자는 사재를 출연하는 데 채권단의 요구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동문건설은 경 회장의 사재 출연과 함께 임직원들이 급여를 삭감하고 사무실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는 한편 부동산을 매각하는 등 자구 계획을 마련했다.
동문건설 채권단은 회계법인 실사를 바탕으로 채권 행사를 2012년 6월 말까지 유예하기로 했으며 아파트 사업장에 대한 신규 공사비 752억 원을 비롯해 모두 1246억 원을 지원하기로 하는 등 워크아웃을 개시한다고 26일 발표했다.
동문건설 경 회장의 사재 출연에 대해 워크아웃 판정을 받은 다른 건설사들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를 계기로 사재 출연 요구가 도미노처럼 확산될지에 긴장하는 분위기도 있다.
C등급을 받은 한 건설사 관계자는 “사재 출연에 대해 고민은 해야겠지만 아직까지 논의한 적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또 다른 C등급 건설사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사재를 출연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사재 출연은 회사 상황에 따라 알아서 판단해야 할 문제”라며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