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씨구!… 얼쑤!… 잘한다!… 그렇지!…
추임새는 왜 현대인에게 더 절실할까
오늘날 현대인들은 가정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칭찬을 받는 일이 드물다. 인터넷 악플(악성댓글)에 시달려 비극적인 삶을 사는 연예인도 많다. 현대 사회의 삭막한 단면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런 시대에 이 책의 필자는 ‘추임새’ 운동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추임새란 ‘상대방을 추어올리다’ ‘치켜세우다’라는 순우리말로 판소리, 탈춤에 쓰이는 용어다. ‘얼씨구!’ ‘얼쑤!’ ‘잘한다’ ‘그렇지’ 등으로 상대방을 치켜세운다. 오늘날 추임새는 상대방에 대한 칭찬으로 중요한 시대적 가치를 지닌다. 이러한 추임새를 논술과 관련시켜 논의해보자.
『(가) 판소리에서 추임새는 ‘말로 하는 추임새’와 ‘행동으로 하는 추임새’로 나눌 수 있다. 말로 하는 추임새는 ‘얼씨구, 좋다, 잘한다, 어이’와 같이 소리를 내서 하는 것이다. 행동으로 하는 추임새는 창자에게 잘한다고 손짓하고, 고개를 끄덕여주고, 슬픈 대목에서 슬퍼해주고, 기쁜 대목에서 기뻐해주고, 익살스러운 대목에서 웃어주고, 판소리가 끝나는 대목마다 박수를 쳐주는 행위가 모두 포함된다. 넓게 보면 판소리 공연장을 찾는 자체가 추임새다. ‘말로 하는 추임새’와 ‘행동으로 하는 추임새’로 나누어 소개한 것은 추임새가 사회운동으로 전개되는 과정을 다양한 종류의 추임새로 얘기하기 위해서 말이다.(15∼17쪽)
(나) 그 기자에 따르면 여름방학에 들어간 아이가 뜻밖에 상장을 받아왔는데, 상장 제목이 ‘성적 향상상’이고 내용에는 기말고사 성적이 올랐음을 칭찬하는 글이 담겨져 있었다고 한다. 이상한 것은 상장 수여자가 교장도 아니고 담임도 아니어서 아이에게 물어보니 수학 선생님이었다고 한다. 수학 성적이 바닥인 아이가 수준별 수업에서 꼴찌 C반에 속해 방과 후 보충수업까지 받고 있는 아이가 상을 받아왔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던 모양이다. 반가워서 그것을 냉장고 문에 붙이자 아이는 “유치하다”고 하면서 2학기 때는 B반에 갈 거라고 큰소리를 쳤단다. 덩달아 엄마의 마음속에는 한줄기 희망이 피어났다고 했다.(68쪽)』
① ‘(가)를 바탕으로 일상생활 속의 사례를 들어 추임새를 제시하고, 그 사회적 영향을 제시하시오’를 만들어 보자.
추임새는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확인된다. 결혼식에서 결혼 축하의 추임새가 이루어진다. ‘행복하게 살아라’ ‘아들딸 많이 낳아라!’ 등이 추임새에 해당된다. 또한 사람이 죽어서 상여가 나갈 때 동네 사람들이 모두 모여 슬픔을 나눈다. 상가(喪家)에서 슬퍼해주고 울어주는 것이 바로 추임새다. 특히 문상객과 상주에 맞절을 할 때도 죽은 사람을 위한, 상주를 위로하는 추임새가 이어진다. 이때 죽은 이의 생전에 잘한 일만 골라서 추임새를 한다. 추임새의 사회적 영향은 크다. 추임새는 고통스러운 삶에 의지를 주는 활력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추임새를 통해 상대를 인정해주고, 배려해주고, 추켜세울 줄 아는 아름답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② ‘(나)의 추임새를 통해 교육의 힘의 근원을 밝히고, 그것을 학교 현장에서 추임새의 사례를 들어 제시하시오’를 만들어 보자.
(나)는 수학 선생님이 주신 ‘성적 향상상’이 딸에 대한 추임새가 된다. 학교 선생님의 정성과 사람이 담긴 추임새를 통해 나도 ‘수학 성적이 향상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바로 교육의 힘이다. 학교에선 대부분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만 선생님의 추임새를 받는다.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은 좌절감을 느껴 삶에 대한 희망이 사라지기도 한다. 이런 학생들에게도 추임새가 필요하다. 학교 현장에서 추임새는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이 가능하다. 수업 시간과 쉬는 시간 모두 선생님이 추임새를 터뜨릴 수 있는 기회다. 예를 들어 수업 시간에 조는 학생이 있다고 할 때, “○○야, 너 많이 피곤한가 보구나. 우리 격려의 박수를 쳐줄까? 얼씨구!”라고 하면 힘이 날 것이다. 쉬는 시간에도 “○○야, 너의 미소를 보니 내 마음도 기뻐진다. 좋다!”라고 한다면 기쁨은 두 배가 될 것이다.
이 책은 추임새로 사는 세상과 추임새 인연으로 구성됐다. 전자는 사회에서 추임새의 중요성을, 후자는 필자가 국악 관련 연구를 하면서 만났던 명사들과의 인연을 구수한 이야기로 다뤘다. 그 속에는 상대방을 치켜세우는 추임새가 있다. 그 추임새가 좋은 인연의 확대로 이어지고, 삶의 활력소로 강하게 작용할 것이다.
이도희 송탄여고 국어교사 ‘스스로 논술 학습법’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