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딸 C 씨(37)가 자신과 사돈댁에 “남편이 산속에서 기도하고 있고 몸 상태가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지만 왠지 걱정이 됐다.
이날 밤 안방 문이 닫혀 있어 베란다 창문을 열고 방에 들어간 A 씨는 깜짝 놀랐다. 사위처럼 보이는 남자가 미라처럼 누워 있었기 때문. A 씨는 경찰에 신고했고 딸은 조사를 받았다.
경찰 조사 결과 C 씨는 2007년 말 투병 중인 남편을 기도의 힘으로 살릴 수 있다는 모 종교 신도의 말을 믿었다. 지난해 1월 2일 남편이 숨지자 14개월 동안 남편을 안방에 눕힌 채 이 신도와 하루 3시간씩 기도를 했다. 시체는 썩어 갔지만 자주 수건으로 닦아 냄새가 심하게 나지는 않았다. 자녀 3명과 주변 사람에게는 “병을 낫기 위해 산속에 갔다”고 속였다.
경찰에서 C 씨는 “남편을 다시 살릴 수 있는데 왜 경찰이 못 믿는지 모르겠다”고 되레 원망했다. 사하경찰서는 부검을 통해 A 씨의 사인을 밝히기로 했다. 또 시체유기 혐의로 형사처벌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