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의 연결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시추 작업을 벌인다고 31일 밝혔다.
거문오름(천연기념물 제444호)은 제주공항에서 20km가량 떨어진 곳의 해발 456.6m에 말굽형 분화구 형태를 띠고 있다. 신생대 4기인 10만∼30만 년 전 거문오름에서 분출된 용암류가 지표의 경사면을 따라 북동쪽으로 흘러 해안선에 이르면서 용암동굴이 만들어졌다.
이번 시추 조사를 통해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의 대표 동굴인 만장굴, 김녕굴, 용천동굴, 당처물동굴 등이 연결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6월 말까지 3개월 동안 10곳에 땅을 뚫어 직경 55mm의 관을 지하 20m로 내려보낸 뒤 동굴의 연결통로를 조사한다. 조사 결과는 세계자연유산지구 보존 관리를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이번 시추 조사에 앞서 전기비저항, 지하투과레이저, 고주파 등을 동원한 물리탐사를 한 결과 80m가량 떨어진 김녕굴과 용천동굴이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만장굴과 김녕굴은 당초 하나로 이어져 있다가 붕괴, 함몰 현상 등으로 통로가 끊긴 것으로 추정됐다. 제주도 고상진 세계자연유산관리본부장은 “베일에 가려 있던 지하 동굴세계에 대한 조사가 본격 시작됐다”며 “용암이 흘러내린 특성 때문에 산림지대보다 해안 저지대에서 새로운 동굴이 발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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