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리로 인한 피해액은 얼마나 될까.
국립수산과학원은 ‘유해 해양생물 해파리 피해예방 기획연구’ 최종보고서에서 해파리 떼로 발생하는 피해를 ‘쏘임 사고’ ‘국가기간산업’ ‘어업’ 등 3가지로 나눠 경제적 가치로 환산한 결과 연간 1521억∼3048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1일 밝혔다. 여름철 해수욕객이 해파리에 쏘이는 사고로 발생하는 피해액은 170억 원으로 계산됐다. 지난해 해운대해수욕장에서 해파리에 쏘인 피서객은 99명. 이들의 치료비용과 해파리 출현에 따른 해수욕객 감소, 해수욕장 일시 폐쇄 등으로 볼 수 있는 피해액을 합친 금액이다.
또 원자력발전소 등 국가기간산업시설에서 해파리 때문에 발생하는 연간 피해액은 588억 원으로 추산됐다. 해파리는 주로 원자력발전소의 냉각수가 유입되는 취수구를 막아 발전 정지나 발전량 감소 등의 피해를 주고 있다. 어업 피해는 어구가 파손되거나 어획물의 신선도가 떨어져 가격이 하락하고 작업시간이 늦어지거나 조업을 포기하면서 발생하는 것이다.
노무라입깃해파리가 많이 나타나는 7, 8월에 763억 원, 노무라입깃해파리와 보름달물해파리가 같이 나타나는 6∼11월에는 2290억 원의 어업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내다봤다. 수산과학원 측은 기후변동에 따라 수온이 올라가 열대나 아열대 바다에 있던 맹독성 해파리가 국내 연근해나 해수욕장에 지속적으로 나타나면 해수욕객과 어업인의 쏘임 사고가 잦아질 뿐 아니라 어업과 국가기간산업 피해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피해와 함께 해파리는 바다의 동물 플랑크톤을 무차별로 먹어 치워 장기적으로 해양 생태계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수산과학원 윤원득 박사는 최근 열린 ‘해파리 대량 출현과 생태계 변동’ 심포지엄에서 2007년 서해에 19억8000여 마리의 노무라입깃해파리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해양조사선으로 관측한 결과km²당 4505마리의 노무라입깃해파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고, 이를 서해 전체 표면적(44만 km²)으로 계산하면 이 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윤 박사는 “해파리는 다른 해양생물과 달리 바다환경이 악화돼도 개체수가 늘고 활동력도 왕성한 특징을 보인다”며 “바다환경 보전에 힘써야 할 때”라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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