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를 읽고]고원중/다제내성 결핵약 보험급여 인정을

  • 입력 2009년 4월 4일 02시 55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회에 제출한 다제내성(多劑耐性) 결핵 관련 자료가 보도됐다.(동아일보 3월 30일자 A12면) 이에 따르면 지난해 다제내성 결핵 환자는 2262명, 슈퍼 결핵 환자는 238명이었다. 다제내성 결핵은 1차 치료제에 내성을 보이며 국내 치료성공률이 50%에 못 미치는 무서운 전염병이다. 슈퍼 결핵은 1차 결핵 치료제뿐 아니라 2차 항결핵제까지 내성이 생긴 결핵으로 국내 치료성공률은 30%에 불과하다. 치료가 되지 않은 환자는 주위 사람에게 다제내성 결핵을 전염시키며 결국 환자 본인은 결핵으로 사망하므로 이 질병은 공중보건학적으로 시한폭탄과 같다.

이번에 발표한 내용은 의사들이 보험 청구를 하면서 질병코드를 제대로 사용한 환자의 수치일 뿐이다. 지난해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에서 발표한 연구에 의하면 국내에서는 매년 2000명의 다제내성 결핵과 200명의 슈퍼 결핵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2년 가까운 치료기간과 50% 정도의 치료성공률을 고려하면 실제 국내 다제내성 결핵 환자는 5000명 정도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하지만 슈퍼 결핵에 사용하는 리네졸리드라는 약은 보험급여가 인정되지 않는다. 치료용 주사제인 카프레오마이신은 국내 제약사에서 생산이 안 돼 희귀의약품센터를 통해 환자가 직접 구입해야 하는데 최근 환율이 올라 하루 주사제 가격만 4만 원, 한 달에 100만 원에 이른다. 한 연구에 의하면 약물치료로 완치된 다제내성 결핵환자의 총치료비용은 1700만 원 이상이었다. 수술을 하면 5000만 원 이상이 든다. 이런 까닭에 다제내성 결핵이 불치병이 아닌데도 환자 3명 중 1명은 치료비 부담으로 치료를 중단한다. 국가와 사회가 치료비를 부담하는 등 지원하지 않아 환자가 치료를 중단하게 만든다.

고원중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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