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100달러 모조지폐로 제사지내려다…

  • 입력 2009년 4월 4일 02시 55분


베트남 근로자 잇단 적발

베트남인들이 최근 제사용품으로 쓰기 위해 100달러짜리 모조지폐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들여오다 잇달아 적발되고 있다.

3일 인천국제공항세관에 따르면 베트남인 근로자 N 씨(30·여)는 2월 24일 100달러짜리 모조지폐 500장을 여행가방에 넣어 들여오다 세관에 적발됐다. X선 검색에서 뭉칫돈이 확인됐고, 가방을 열어 보니 비닐봉지에 모조지폐가 담겨 있었던 것. 세관 관계자는 “100달러를 흑백으로 복사한 뒤 뒷면에는 베트남어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씨가 인쇄돼 있었다”고 말했다.

N 씨는 “한국에 함께 일하러 온 동료가 최근 부친상을 당했는데, 고국에 갈 돈이 없어 한국에서라도 제사를 지내려고 들여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베트남에서도 한국의 장례풍습에 있는 ‘노잣돈’처럼 가짜 돈을 제물로 쓴다는 것. N 씨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지폐 상태를 감안할 때 유통 목적이 아닌 제사용품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여 무혐의 처분했다.

지난달 9일에도 인천공항에서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베트남 근로자 L 씨(23)가 100달러짜리 모조지폐 999장을 갖고 들어오다 적발된 것. L 씨는 “부모님 제사 때 사용하기 위해 갖고 온 것이고, 베트남에서는 흔한 일”이라고 당당히 밝혔다. 세관 측은 “사정은 알겠지만 한국법상 모조지폐는 반입할 수 없다”고 당부했다.

인천=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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