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씨 “盧전대통령도 조사응할것”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 씨에게 보낸 500만 달러에 대해 3일 노 전 대통령 측이 “퇴임 직후인 지난해 3월경 알았다”고 밝히면서 상황은 노 전 대통령이 이 500만 달러와 무관하다고 할 수 없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지난해 3월은 연 씨에게 500만 달러가 송금된 지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을 때였다. 연 씨가 홍콩 계좌로 돈을 건네받고 이 돈을 미국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지로 분산하기 전쯤이다.
노 전 대통령 측의 문재인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누구든 검찰 수사에 협조할 것”이라며 필요할 경우 노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에 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노 전 대통령 측의 마지노선?=노 전 대통령 측이 500만 달러의 존재 사실을 알게 된 시점을 ‘퇴임 직후’라고 선을 긋고 나선 것은 500만 달러가 대가성이 없는 돈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만일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에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현직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된 포괄적 뇌물수수죄의 적용이 가능해질 수도 있다.
노 전 대통령 측은 3일 문 전 실장과 김경수 비서관 등이 한목소리로 해명에 나섰다. 그러나 의혹은 증폭되고 있다. 무엇보다 노 전 대통령이 이를 알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묵인했다는 점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에 대해 문 전 실장은 “퇴임 이후 그런 거래가 있었다고 들었지만 투자이고 하니까 그냥 정상적 거래로 봐서 별 문제가 안 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노 전 대통령, 어떻게 알게 됐나?=노 전 대통령이 500만 달러의 존재 사실을 알게 된 경로에 대해 문 전 실장은 “가족을 통해서”라고 밝혔다. 누구라고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일 가능성이 높다. 연 씨는 노 씨의 맏사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