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벼락치기에도 노하우가 있다

  • 입력 2009년 4월 7일 02시 54분


《“으악! 시험이 일주일밖에 안 남았잖아! ‘벼락치기’ 해야겠네!”중간고사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 ‘공황 상태’에 빠지는 학생이 적지 않다. 어떤 과목부터 공부를 해야 할지, 일반 문제집과 기출문제 모음집 중 어떤 걸 풀어야 할지 갈팡질팡하다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기 일쑤다. 일주일을 암기과목에 ‘다 걸기(올인)’하고 주요 과목은 아예 포기하는 학생도 있다.》

교육 전문가들은 “상위권 학생들도 시험 일주일 전 ‘벼락치기’를 한다”고 귀띔한다. 다만 중하위권 학생들이 시험에 임박해 대충 시험범위만 훑어본다면 상위권 학생들은 철저한 시간관리와 과목별 맞춤학습으로 학습 효과를 배가시키는 ‘벼락치기’를 하는 차이가 있다는 것. 전문가들은 “중하위권 학생들도 상위권의 벼락치기 노하우를 벤치마킹한다면 단기간에 성적 향상을 노릴 수 있다”고 말한다.

평균 90점 이상의 성적을 거두는 상위권 학생들의 ‘벼락치기’, 그 비결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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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치기’도 전략…맞춤 학습계획표로 효과↑

서울 신사중 2학년 조원근 군(14)과 서울 신서중 2학년 강유은 양(14)은 중학교 1학년 1학기 중간고사 때 ‘벼락치기 학습법’으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자신의 공부 스타일과 과목별 특성에 맞춘 학습계획표로 일주일을 200% 활용한 덕분이었다.

조 군은 시험 일주일 전부터는 학원에 가지 않았다. 혼자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서다. 학습계획표를 짤 땐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는 시간’과 ‘자투리 시간’을 구분하고, ‘주요’ ‘암기’ ‘취약’ ‘자신있는 과목’으로 세분했다.

“자신 있는 과목을 주초에 먼저 끝내면 심리적 부담감을 줄일 수 있어요. 토요일은 주중에 공부하며 보충이 필요하다고 느낀 과목이나 평소 취약과목을 총정리하는 시간으로 활용하고요. 집중해서 공부하려면 휴식도 중요해요. 중간중간 15분씩 ‘토막 잠’을 잔 건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에요.”(조 군)

강 양은 시험 전에도 학원에 갔다. 기출문제 풀이 수업을 듣기 위해서다.

“우리 학교 기출문제뿐 아니라 인근 대여섯 학교의 기출문제를 풀다 보면 어떤 과목(단원)의 공부가 부족한지 알 수 있어요. 다양한 문제 유형에 대비할 수도 있고요. 혼자 공부할 땐 핵심 요약정리와 암기에만 집중하죠.”(강 양)

강 양은 ‘학원에 가는 날’과 ‘가지 않는 날’을 구분해 주요 과목과 암기 과목을 적절히 배치했다. ‘영 단어 암기’ ‘수학 5문제 풀기’처럼 자투리시간 활용법까지 꼼꼼히 학습계획표를 작성하는 게 강 양의 노하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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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리에 착 달라붙는 ‘핵심노트’를 만들어라

“시험 직전 10분이 가장 중요해요. 자주 틀렸던 수학 문제, 죽어도 안 외워지는 인물, 헷갈리는 화학 기호를 시험 직전에 한 번 더 보느냐, 안 보느냐에 따라 적게는 5점에서 많게는 20점 가까이 점수를 올릴 수 있거든요.”(강 양)

조 군과 강 양은 시험 전날엔 시험 시작 10분 전 활용할 수 있는 ‘핵심노트’를 만들었다. 먼저 교과서를 보며 연습장에 시험범위에 해당하는 단원별 제목 또는 목차, 각 단원에서 꼭 기억해야 할 핵심어를 차례대로 쓴다. 교과서를 덮고 주관식 문제를 풀 듯 공부했던 내용을 쭉 적는다.

교과서, 프린트 등 공부했던 학습 자료와 연습장을 꼼꼼히 비교하고 빠뜨린 내용만 ‘핵심노트’에 정리해 시험 10분 전 활용한다.

“잘 알고 있는 내용이라면 핵심노트에선 과감히 생략해야 해요. ‘구리가루+산소=산화구리(검은색)’처럼 한눈에 핵심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간략하게 정리하는 기술도 필요하고요.” 조 군의 말이다.

○ 벼락치기… 독해야 통한다.

조 군과 강 양은 “철두철미하게 계획하고 독하게 실행하지 않으면 ‘벼락치기’는 백전백패”라고 입을 모았다.

중학교 1학년 2학기 중간고사 평균 점수가 90점인 조 군은 도덕에서 72점을 받았다. 120쪽에 달하는 양을 하루 전날 몰아서 공부했기 때문이다.

“문제를 푸는 내내 막막했어요. 분명히 책에서 본 기억은 나는데 눈으로만 대충 훑어보며 지나친 내용이라 정답을 콕 짚어낼 수가 없었거든요. 도덕은 당연히 쉽게 나올 거라 넘겨짚은 게 잘못이었죠. 어설픈 벼락치기 때문에 평균 점수가 많이 깎여 아쉬웠어요.”(조 군)

1학년 1학기 중간고사때 평균 94점이었던 강 양도 88점을 받은 기술·가정 때문에 ‘벼락치기’의 쓴맛을 봤다. 학교 선생님이 나눠준 프린트와 교과서에서 90% 이상의 문제가 출제됐지만 정확히 외우지 않아 실수로 틀린 문제가 대부분이었다.

“기술·가정은 좋아하지 않는 과목이었어요. 계속 미루다 시험 직전에 공부했죠. 싫어하는 과목, 어려운 과목일수록 벼락치기가 통하지 않는 만큼, 시험 전 일주일 동안 매일 30분∼1시간씩 꾸준히 공부해야 점수를 높일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강 양의 말이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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