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땅,새만금]새만금,마침내 날개 펴다

  • 입력 2009년 4월 7일 02시 54분


《대한민국의 녹색날개, 새만금이 드디어 비상을 시작했다. 지난달 27일 군산에서 열린 새만금 산업단지 기공식은 무려 18년 만에 이뤄진 새만금 내부개발의 신호탄이다. 새만금사업이 길고 지루했던 바다 물막이 공사를 마감하고 내부개발로 큰 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그동안 새만금사업의 속도와 경과에 못내 아쉬움을 가져왔던 전북도와 도민들은 산업단지 착공에 한껏 고무돼 있다. 더구나 이번 산업단지 개발은 전북도가 직접 사업자를 선정하고 개발계획을 세운 경제자유구역의 첫 사업이다. 이번에 조성될 새만금 내부 산업단지는 총 1870ha. 2014년까지 1단계로 930ha의 단지가 조성되고 2018년까지 940ha가 추가로 조성된다. 정부가 새만금·군산 경제자유구역을 지정한 지 10개월, 사업시행자로 농어촌공사가 지정된 지 불과 6개월 만에 이루어진 초스피드 개발사업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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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전기, 초스피드 개발

2009년은 새만금 사업에 일대 전기가 되는 해다. 무엇보다 지금까지의 새만금이 ‘땅을 만들기 위해 바다를 막는다’는 단계였다면 올부터는 새만금 내부개발이 하나하나 실천되는 개발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단군 이래 최대의 토목공사’, ‘33km에 이르는 세계 최장의 방조제’ 등의 개발중심적 수사와 ‘환경파괴의 기념비적 사례’라는 환경중심의 반박논리를 모두뛰어넘는 미래지향의 개발방향과 내용이 나와야 할 시점이다.

새만금의 개발방향은 지금까지 크게 세 차례의 고비를 넘어왔다. 첫 번째 단계는 농지조성사업이었다. 1991년 사업을 시작할 당시 정부는 통일시대 이후까지 대비한 식량자급을 목표로 새만금 일대에 첨단 영농기술로 짓는 대규모 농지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쌀이 남아돌고 동북아 국제정세 변화와 전북의 산업화에 대한 열망이 더해지면서 새만금이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복합단지로 가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이런 요구를 반영한 것이 2007년 4월 3일 정부가 발표한 ‘새만금 내부개발구상’이었다. 새만금 내부개발방안은 100% 농업용지에서 30%의 복합용지와 70%의 농업용지로 바뀌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출범과 함께 새만금은 1년 만에 다시 빠르게 변했다. 후보시절 ‘새만금이 나를 부른다’고 했던 이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표출되면서 새만금은 복합용지 70%, 농업용지 30%로 용도가 역전됐다. 이는 2008년 10월 새로운 내부개발계획으로 확정되었다. 현재 새만금 사업은 농지조성과 복합용지를 거쳐 이른바 ‘세계경제자유지역’이라는 세 번째 단계에 진입해있다.

새만금 세계경제자유지역은 과연 어떻게 가능할까. 정부의 내부개발계획에 따르면 새만금이 동북아 경제의 새로운 중심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세계경제자유지역을 향한 새만금의 도전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새만금의 멍에였던 환경문제를 완전히 해소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 질 새로운 성장동력이라는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과제다.

○ 통합적 마스터 플랜 나와야

새만금을 둘러싼 안팎의 환경은 과거에 비해 비교적 우호적이다. 새만금에 관한 한 정부와 전북도의 의지와 추진력이 강력하다. 최근 새만금을 둘러싼 화두는 단연 녹색성장과 동북아경제의 중심이라는 구호다. 김완주 전북지사가 제시하고 있는 새만금 녹색성장의 모델은 ‘새만금 아마존’과 ‘녹색도시 시범사업’이다. 20세기 환경파괴의 대표적인 사업이었던 새만금을 미래형 물과 숲의 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전북발전연구원을 비롯한 일부 전문가도 주목할 만한 주장을 내놓고 있다. 새만금이 명실상부하게 세계경제자유지역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동북아경제의 중심이 될 만한 획기적인 사업이나 시설을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북발전연구원이 제안한 사업이 국제거래소와 동북아투자은행이다. 아시아개발은행을 뛰어넘는 새로운 어젠다로서 한중일이 중심이 된 동북아 금융의 중심으로 동북아투자은행을 설립하되, 그 적지가 바로 새만금이라는 주장이다. 여기에 한국이 취약성을 보이는 국제상품거래소를 새만금에 설립하자는 안도 제시되고 있다.

전북발전연구원 원도연 소장은 “사업 주체인 중앙정부가 국가적 차원에서 새만금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전략적 입장을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새만금은 지난 18년간 바다와 힘겹게 싸워왔다. 많은 사람이 이곳에 눈물과 땀과 원망과 열망을 쏟았다. 그리고 이제 새롭게 부딪치는 것은 바다가 아니라 땅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땅 위에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이제는 대한민국이 대답해야 할 시점이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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