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땅,새만금]“‘한국의 허파도시’ 만들어야죠”

  • 입력 2009년 4월 7일 02시 54분


‘새만금 아마존’플랜 내놓은 김완주 전북지사

《“새만금사업을 더는 전북의 사업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새만금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신성장동력이며 한강의 기적에 이은 새로운 기적을 만들 녹색성장의 핵심기지가 될 것이다.”

김완주 전북도지사(사진)는 “새만금은 21세기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보물창고이기 때문에 정치적 지역적 입장을 떠나 국가적 어젠다로 함께 머리를 맞대고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는 역발상과 세계적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중국이라는 세계 최대 시장의 교두보이자 세계의 자본과 인재가 모이는 경제자유기지를 조성하는 게 꿈이다”고 말했다.》

세계가 놀랄 녹색도시 건설… 21세기 경쟁력 갖출것

‘자동차=하이브리드카’ 등 첨단산업 위주 유치

자본-인재 절로 모이는 경제자유지대 만들 것

―새만금산업단지가 착공됐다. 그 의미를 무엇으로 보나.

“새만금사업이 바다를 막는 방조제사업에서 내부개발로 방향을 틀었다는 것이다. 온갖 논란 속에 18년간 바다를 막아왔는데, 이제 땅 위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생겼다는 점이 정말 기쁘다. 내년이면 새만금 산업단지에서 선분양이 시작되고 방조제에는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몰려올 것이다. 2014년이면 930만 ㎡의 산업단지가 만들어지고 입주가 시작될 것이다. 그동안 뜬 구름 잡는 것처럼 느껴지던 새만금사업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새만금의 개발방향에 대해 많은 아이디어와 논란이 있다. 김 지사께서 최근 제안한 ‘새만금 아마존’ 아이디어의 핵심은 무엇인가.

“두 가지 문제의식이다. 첫째, 새만금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 어느 도시와도 다른 특징적인 공간이 되어야 한다. 새만금은 미래를 향한 도시다. 한국의 어떤 도시가 새만금과 같은 조건을 가질 수 있는가. 아직 어떤 색도 칠하지 않은 순백의 캔버스인 새만금에 미래 지구적 트랜드인 녹색 시범도시를 세워보자는 것이다. 고밀도의 고층빌딩이 빽빽하게 채워진 두바이 모델이 아닌 아시아의 아름다움과 멋스러움, 천연이 살아 숨쉬는 숲과 물의 도시를 만들자는 것이다. 이런 녹색도시야말로 미래사회의 경쟁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새만금 지역이 동북아 경제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에서도 새만금을 ‘세계경제자유지역’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을 발표했지만 새만금이 세계경제자유지역이 되려면 획기적인 규제 완화와 국제공항, 항만 등 글로벌 스케일의 인프라가 우선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 부처마다 따로따로가 아닌 통합적 콘셉트의 마스터플랜이 나와야 한다.”

―이번에 착공한 새만금산업단지에는 어떤 업종을 주로 유치할 생각인가.

“두 가지 요구가 있다. 공급이 부족한 전북지역 산업단지 수요를 해소해야 한다는 요청이 하나고 새만금 산업단지는 기존 산단과 달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나는 후자의 방침을 지지한다. 새만금에 일반적인 산업이 들어오는 것은 반대다. 예를 들어 자동차산업이 온다 해도 녹색의 철학에 맞는 하이브리드카 산업이 오고, 조선산업도 크루즈 조선사업이 와야 한다. 전북이 역점을 쏟는 것은 탄소소재와 플라스마, 인쇄형전자와 같은 차세대 첨단산업이다.”

―새만금 방조제가 올해 말 완공되면 내년부터 많은 관광객이 오게 될 텐데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나.

“가장 중요한 것은 새만금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최대한 즐거움과 편리함을 드리는 것이다. 현재 농어촌공사와 함께 방조제 완공에 대비해 사소한 것까지 각종 편의시설을 계속 정비하고 있다. 방조제와 인근 군산 및 김제, 부안 변산반도와 연계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 아직도 새만금을 잘 모르는 국민을 위해 방조제 완공 전에라도 희망자를 모아서 팸투어도 하고 해외홍보도 추진할 생각이다.”

―투자 유치를 위한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와 같은 경제위기를 돌파할 방법은 무엇인가.

“새만금은 지금 당장의 위기에 반응하는 지역이 아니다. 짧게는 2014년을 노려야 하고 길게는 10년, 20년 후를 내다봐야 한다. 현재의 경제위기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기보다는 기업들의 장기플랜에 주목하려 한다. 올 하반기부터 조직적으로 투자유치단을 조직해 활동할 생각이다. 우선 국내 기업들부터 순례를 시작할 것이다. 문전박대를 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새만금의 미래와 기업의 장기 비전을 연결하는 투자유치단을 가동할 계획이다.”

―새만금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내부 용지 분양가가 싸야 할 텐데….

“최대의 고민이다. 목표는 산업단지는 ㎡당 9만1000원 정도(평당 30만 원) 이하, 관광단지는 10만 원대로 낮추는 것이다. 토목기술의 발달로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지만 근본적으로는 정부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새만금사업을 한국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관점에서 보고 방조제 공사비 등 새만금사업에 들어간 돈을 비용의 개념이 아니라 투자의 관점으로 봐야 한다.”

―새만금 내부 수질조건을 충족시키고 매립토 확보도 쉽지 않은 문제인데….

“수질은 당초 우려한 것보다 상황이 좋아져 2011년 정도면 목표수질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1조7000억 원이 투입될 수질 관련 시설들이 올해 말부터 완공되기 시작한다. 다만 익산 왕궁축산단지는 한센인 집단촌이라는 특수한 역사적 배경이 있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특별히 고려해 전면 이주하는 것이 최선이다.”

―새만금사업의 주체는 정부인데 전북이 너무 의욕만 앞서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새만금사업은 전북에서 이루어지고 전북의 산업과 도민들의 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북도민들은 정말 어렵게 이어져 온 새만금사업이 국가의 미래를 위해 크게 쓰이기를 바라고 있다. 과거 전북이 한반도의 곡창으로 한민족을 먹여 살렸다면 이제는 새만금의 기적으로 한국을 살리겠다는 것이 저와 전북도민들의 꿈이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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