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땅,새만금]세계 최장 방조제 도로 이렇게 개발

  • 입력 2009년 4월 7일 02시 54분


바다 끼고 달리는 33km… 세계 최고 관광 - 드라이빙 명소로

《1일 오후 새만금 3호 방조제(신시도∼야미도) 구간 공사 현장. 8.5m 높이의 방조제 위쪽에서 4차로 관광도로 포장 공사가 한창이다. 땅을 다지는 롤러와 그레이더가 검은 연기를 내품으며 부지런히 움직였다. 방조제 안쪽에서는 새만금 관광의 새 장을 열게 될 다기능 용지 조성사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중장비 수십 대가 쿵쾅거리며 제방을 쌓고 땅을 다졌다.

물이 고여 있는 방조제와 제방 사이 매립작업도 함께 이뤄졌다. 매립작업에 쓰이는 토사는 2km 떨어진 곳에서 준설선 2대가 직경 90cm 파이프를 통해 퍼 올린 것이다. 2, 4호 방조제에서는 2차로 산업도로를 건설하는 작업이 하루 종일 계속 됐다. 한쪽에서는 방조제를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 100여 명이 잔디를 심고 있었다. 한국농어촌공사 새만금사업단 공무팀 심재학 차장은 “사업 윤곽이 잡히면서 공사에 가속도가 붙었다”며 “내년 봄에는 녹색의 잔디와 파란 바다를 보며 방조제위를 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에 인공 비치 공원 골프장 호텔 마리나 등 조성 계획

올해말부터 도로개방… 2020년엔 관광객 年 1000만 예상

○ 세계 최장 방조제 도로

새만금의 꿈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1991년 착공 이후 환경논란에 휘말려 우여곡절을 겪었던 방조제 공사가 마침내 올해 말 대역사(大役事)를 마감한다. 방조제 33km, 배수갑문 2곳을 건립하는 데 드는 2조8775억 원의 총 사업비 중 지난해 말까지 2조5084억 원이 투입됐다.

전북 부안과 군산을 잇는 새만금 방조제에서는 현재 도로공사, 조경공사, 친환경 다기능 용지 조성공사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1일 현재 공정은 90%. 한국농어촌공사는 도로 포장 등 방조제 마무리 공사를 한 뒤 올해 말부터 세계 최장 방조제 도로를 개방할 계획이다. 새만금 다음으로 긴 방조제는 네덜란드 주다치 방조제로 길이가 32.5km다.

논란이 됐던 부안 측 1호 방조제(변산면∼가력도) 도로 높임 공사도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북도와 부안군은 1호 방조제 4.7km 구간 도로가 위쪽 방조제보다 낮아 바다를 보며 달릴 수가 없어 관광도로 기능이 떨어진다며 도로 높이를 나머지 2∼4호 방조제 구간과 같이 높여줄 것을 요구했다. 농어촌공사는 상부 4차로와 하부 2차로 등 6차로 도로 개설을 내용으로 하는 검토안을 정부에 제시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지역 민원을 해소하고 연말 방조제 도로 개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농림수산식품부와 새만금위원회에서 도로를 높이는 방안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새만금방조제와 바로 앞의 고군산군도를 연결하는 총 9.6km 도로는 올해 9월 착공된다. 이 도로는 방조제에 붙은 신시도와 무녀도, 선유도, 장자도를 잇는 폭 15.5m의 2차로 도로로 2012년 개통된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섬과 바다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살리면서 안전성을 고려해 2500억 원을 들여 특수미관교량으로 만들 계획이다.

○ 방조제를 세계적인 명소로

농어촌공사는 방조제 도로 개통이 새만금 관광시대를 여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어촌공사는 방조제 도로 컨셉트를 ‘씽씽 내달리는 길이 아닌 관광하며 쉬어가는 길’로 정했다. 방조제 주변에 다기능 용지 420ha를 조성하고 민자를 유치해 관광 명소화 사업을 추진한다는 게 농어촌공사의 구상이다.

명소화사업의 핵심은 민간투자 가능성이 높고 개발 수요가 있는 3호 방조제 구간(신시도∼야미도)이다. 농어촌공사는 이 구간 다기능 용지를 포함해 420ha에 대한 기본구상 연구용역을 지난해 마쳤다. 올해 말까지 용지 조성을 끝내고 2017년까지 관광 휴양 레저 복합리조트로 개발해 서해안 관광의 허브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임규재 새만금사업단 친환경관리팀장은 “국내외에서 사업설명회를 열고 민간 투자사업자를 선정한 뒤 랜드마크 타워와 인공비치, 골프장, 공원, 해양박물관, 호텔, 마리나 등 시설을 유치할 계획”이라며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공사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어촌공사는 민간사업 외에 공공사업으로 방조제 중심 구간인 신시배수갑문 주변 광장에 상징 조형물을 건립하고 1호 방조제 입구인 부안 대항리 새만금전시관 용지에 3층 높이의 종합전시관과 전망타워를 신축할 계획이다.

세계 최장 방조제 완공을 앞두고 벌써부터 방문객도 늘고 있다. 지난해 새만금 전시관과 1호 방조제를 찾은 방문객은 188만3978명으로 하루 평균 5162명이 새만금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새만금 1단계 사업이 완료되는 2020년에 새만금 주변지역 연간 관광수요를 총 1043만 명으로 추산했다.

전북도는 방조제 완공에 대비해 새만금 관광 실크로드 코스와 테마 체험형 관광상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새만금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명실상부한 관광 중심지로 우뚝 서게 될 것”이라며 “5000만 국민 모두가 한 번 이상 찾는 명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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