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5개 품목 ‘석면 탤크’ 사용

  • 입력 2009년 4월 7일 02시 54분


㈜로쎄앙 제품 회수명령… 제조 - 수입 업체 7곳도 공개

석면에 오염된 탤크(활석)가 화장품 제조사 1곳과 제약업체 100여 곳, 병의원 180여 곳에 공급됐고 식품용으로는 공급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덕산약품공업으로부터 ‘석면 탤크’를 공급받은 300여 개 업체 가운데 화장품 제조사 ㈜로쎄앙이 만든 화장품 5개 품목이 해당 원료를 사용했다고 6일 밝혔다.

5개 품목은 ‘로쎄앙 휘니쉬 훼이스 파우더’ ‘로쎄앙 더블쉐이딩 콤팩트 10호’ ‘로쎄앙 더블쉐이딩 콤팩트 20호’ ‘로쎄앙 퍼펙션 메이크업 베이스’ ‘로쎄앙 퍼펙션 훼이스 칼라’이다. 식약청은 이 제품에 대해 유통·판매 금지와 함께 회수명령을 내렸다.

유무영 의약품안전정책과장은 “우려했던 것과 달리 화장품 제조사 중에선 한 군데만 석면 탤크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화장품 제조사들이 상대적으로 질 좋은 탤크를 이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석면 탤크를 이용한 제약사 100여 곳에 대해서는 품목 확인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식약청은 의약품에 쓰이는 탤크의 양이 미미해서 위해성이 적다는 점과 제약업계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해 해당 제약사 및 품목 공개 수위는 추후 결정할 예정이다.

식약청은 탤크를 제조·수입하는 37개 업체에 대해 조사를 벌인 결과 덕산약품공업 이외에도 7개 업체 제품에서 석면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해당 업체는 국전약품, 그린제약, 대신무약, 대흥약품, 영우켐텍, 화원약품, 화일약품이다. 영우켐텍을 제외한 6개 업체는 덕산약품공업으로부터 1차로 원료를 공급받아 되파는 업체다. 영우켐텍에서 원료를 공급받은 업소에 대한 조사가 실시되면 석면에 오염된 탤크를 이용한 품목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 과장은 “영우켐텍의 탤크는 식약청 관할인 식품·의약품·화장품 이외 어린이용 풍선 등에도 사용되고 있어 부처 간 합동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로쎄앙 측은 “회사의 공식 입장이나 향후 대책에 대해 아직 논의한 바 없다”며 “지금으로선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제약업계는 탤크 성분이 들어 있는 의약품에 대해 자체 조사 및 회수·폐기 작업에 들어갔다. 한국제약협회 관계자는 “의약품에 들어가는 탤크는 매우 소량인 데다 몸 밖으로 배출되는 경구용 약품에 쓰여 유해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불안해하는 국민정서를 고려해 관련 제품을 회수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탤크와 석면::

탤크(활석·滑石)는 분말 형태의 광물질로 베이비파우더를 비롯한 가루 형태의 화장품이나 의약품 재료로 쓰인다. 수술용 장갑, 풍선 등의 표면에도 바른다. 이번에 문제가 된 탤크는 석면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한 제품이다. 석면은 다량 흡입 시 폐암, 악성중피종(흉막에 발생하는 암)을 일으키며 피부를 통해 직접 흡수되지는 않는다. 본보는 지금까지 ‘탈크’로 써왔으나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라 앞으로 ‘탤크’로 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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