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보다 폐암 유발 가능성은 낮아=폐 안으로 들어온 석면은 폐 조직을 딱딱하게 만들고 악성중피종(흉막, 복막에 발생하는 암), 폐암을 일으킨다. 목 부위의 호흡기, 위, 대장 등에서 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조사도 있다.
그러나 석면에 노출된다고 해서 모두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흡연을 하는 모든 사람이 폐암에 걸리지 않는 것과 같다. 다만 석면 노출량이 많았던 사람이 폐암에 걸릴 가능성은 더 높다.
폐암 유발 가능성은 흡연보다는 낮다.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에 걸릴 가능성은 7~20배 높지만 직업적으로 석면에 노출된 경우 비노출자에 비해 폐암에 걸릴 가능성은 2~7배 수준이다.
▽흡연이 위험성 더 높여=일단 폐로 들어온 석면을 제거할 방법은 없다. 김형렬 가톨릭의대 산업의학과 교수는 "석면은 폐 속으로 점점 깊이 침투하기 때문에 빼내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흡연은 석면의 위해성을 더 높인다. 흡연과 석면노출이 동시에 일어나면 상승작용을 일으켜 폐암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석면에 노출됐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남들보다 더 신경 써 담배 연기를 피해야 한다.
김 교수는 "문제의 베이비파우더를 1,2년 사용했다고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석면 노출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담배 연기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 폐암 이외 악성중피종은 상대적으로 저농도, 단기간의 노출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접촉성 피부염 가능성도=석면을 피부에 발랐을 때는 크게 문제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일재 한국생활환경연구원 박사는 "석면은 가루 형태로 날아다니지만 않으면 된다"며 "피부에 난 상처를 통해 몸속으로 들어갈 수 있으나 대체로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방심할 수는 없다. 대한피부과의사회는 "석면가루의 고운 입자에 피부가 계속 노출될 경우 발진이 생기고 가렵고, 부어오르는 등의 접촉성 피부염 증상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빨갛게 부어오르거나 가렵고, 심하면 진물이 나는 증세가 보이면 환부를 빨리 세척하는 것이 좋다.
석면가루를 먹었을 때도 위험성은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소화기를 통한 독성 연구를 보면 전체적으로 위해가 없다고 결론내리고 있다"며 "그러나 일부 연구에서는 대장암의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지기자 n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