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길 “이상득의원에 박연차 선처 부탁”

  • 입력 2009년 4월 8일 02시 58분


‘세무조사 무마’ 2억 받은 추부길

“이상득의원에 박연차 선처 부탁”

檢서 “전화했지만 李의원이 거절” 진술… 李의원측 “사실무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구속 기소)에게서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2억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추부길 전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이 검찰 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에게도 전화를 걸어 박 회장에 대한 부탁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는 박 회장과 태광실업 및 계열사에 대한 세무조사가 진행되던 지난해 9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로부터 “패밀리는 건드리지 말아 달라”며 박 회장 구명 청탁을 받은 추 전 비서관의 통화기록 등을 토대로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내에서 추 전 비서관은 이 의원 측 인사로 알려져 있다.

최근 한나라당의 한 친이(親李·친이명박)계 핵심 의원이 “지난해 9, 10월경 추 전 비서관이 내게 박 회장을 건드리지 않도록 청와대나 사정기관 쪽에 얘기해 달라고 했으나 그냥 흘려들었다”고 밝힌 데 이어, 현 정권의 실세로 꼽히는 이 의원에게도 로비 시도가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그러나 추 전 비서관은 “이 의원은 부탁을 거절했으며, 이 의원에게 돈을 건넨 것도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추 전 비서관의 진술에 따라 박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가 실패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으며 이 의원을 조사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이에 대해 이 의원 측은 동아일보의 확인 요청에 “추 전 비서관으로부터 박 회장을 도와달라는 전화를 받은 적도 없고 청탁을 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홍만표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은 7일 기자간담회에서 추 전 비서관 사건에 이 의원이 연루돼 있느냐는 질문에 “나중에 다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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