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균 앵커) 지난 2일부터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고 있는 서울모터쇼에 연일 수만 명의 관람객이 몰리면서 성황을 이루고 있습니다.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열리고 있는 올해 모터쇼는 예년과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고 하는데요.
(김현수 앵커) 스튜디오에 인터넷뉴스팀 나성엽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나 기자, 12일에 끝나는 올해 모터쇼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나성엽) 모터쇼는 전통적으로 완성차 업체와 부품업체들의 첨단 기술 경연장이었습니다. SF 영화에나 나올법한 자동차를 구경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로 쇼가 열릴 때마다 수십만, 수백만 명의 관람객을 몰고 다녔는데요, 올해 서울 모터쇼에서는 이미 시판 중인 차량이거나 곧 대량 생산을 앞두고 있는 양산형 모델 위주로 전시되고 있는 게 특징입니다.
(박 앵커) 그렇다면 서울 모터쇼에 가면 어떤 차량들을 볼 수 있습니까?
(나) 우선 고유가 시대에 가장 관심을 끄는 모델은 GM대우자동차의 마티즈 후속 모델입니다. 이 차량은 800cc 엔진을 얹은 기존 마티즈와 달리 1000cc 엔진이 장착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가는 디자인 때문에 이미 개발 단계부터 많은 관심을 끌어왔고요, 특히 6월경 개봉예정인 영화 '트랜스포머 2'에도 변신로봇으로 나올 것으로 알려져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차입니다.
기존 마티즈는 한국에서 개발한 데 반해 신형 마티즈는 미국 GM본사가 개발을 주도한 것도 특이합니다. GM이 올 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신형 마티즈를 공개하면서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판매할 모델"이라고 밝히자 미국 소비자들이 "미국사람도 이 차를 타게 해 달라"는 글을 회사 홈페이지 등에 올리고 있습니다. 큰 차량을 선호하는 미국 자동차 업체 소비자들이 경차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아무래도 고유가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르노 삼성의 SM3 후속모델도 관심의 대상입니다. 기존 SM3는 일본 닛산의 차체를 가져다 만들었으나 신형 SM3는 프랑스 르노사의 '메간'을 일부 변경한 모델입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 사이에서 신형 SM3는 '국산차 가격에 탈 수 있는 프랑스 차'로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르노삼성은 신형 SM5도 르노사의 '라구나'를 들여다 판매할 계획입니다.
(김 앵커) 모터쇼의 꽃은 아무래도 '슈퍼카'일 텐데요, 서울 모터쇼에 가면 어떤 슈퍼카를 볼 수 있습니까?
(나) 이번 서울 모터쇼의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이 그 점입니다. 경기도 경기려니와 참가 업체 수가 크게 줄어들면서 람보르기니, 페라리, 부가티와 같은 슈퍼카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아우디가 전시하고 있는 420마력짜리 고성능 스포츠카 R8이 슈퍼카로 분류되는 정도입니다. 렉서스, 폭스바겐, 도요타, 아우디, 혼다 등 서울 모터쇼에 참가한 수입차 업체들 역시 국내 업체와 마찬가지로 친환경 기술과 신제품 위주로 부스를 꾸미고 있습니다.
(박 앵커) 말씀대로 이번 모터쇼에는 친환경 차량이 대거 선보였다죠?
(나) 네 그렇습니다. 우선 현대차는 내년 시판 예정인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를 공개했습니다. 기아차도 포르테 LPI, 쏘울, 씨드 등의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보였습니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원조격인 일본 도요타 사는 대표적인 하이브리드 차종인 ‘프리우스’의 신형 모델을 내놓았습니다. 혼다는 현재 미국에서 판매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하이브리드 모델 인사이트’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GM대우자동차 부스에서는 GM이 올 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선보인 전기차 '볼트'를 볼 수 있습니다.
(김 앵커) 하이브리드 차량이 이미 시중에 일부 팔리고 있는데요, 하이브리드 차량을 구입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특이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면서요?
(나) 과거에는 예상치 못한 소비 트렌드인데요,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과시형 소비'가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와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자동차 시장에는 혼다, 렉서스, 포드 등의 업체에서 다양한 종류의 하이브리드 차량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잘 팔리는 모델은 유독 도요타의 프리우스와 혼다 인사이트 두 차종뿐입니다.
그 이유는 바로 디자인 때문입니다.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모델이 훨씬 많은 시빅이나 렉서스 같은 자동차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은 차량을 구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소 촌스러운 삼각형 해치백 스타일의 프리우스와 인사이트는 하이브리드 모델만 나오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들 차량 운전자들은 "나는 돈 더 내고 작은 차를 타며 환경을 아끼는, 수준 높은 사람”이라는 점을 과시할 수 있는 것이죠.
(박 앵커) 나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