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시, 도서관 등 공공기관 민간에 잇단 위탁운영 논란

  • 입력 2009년 4월 9일 06시 44분


“행정 군살빼기” “이용료만 올라”

市-민간단체 첨예한 대립

《“공공기관의 위탁운영이 이뤄지면 이용료가 오르고, 프로그램 질도 떨어진다.” “오히려 운영의 효율성을 기할 수 있고, 행정 인력을 적절히 분배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인천지역 공공기관의 위탁운영이 잇따르면서 이에 대한 찬반 논란도 커지고 있다. 인천시는 올해부터 도서관, 복지시설 등에 대한 위탁운영을 시작했고, 수도시설의 경우 단계적으로 민영화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은 “2년 전 경기 수원시 모 생활체육시설이 민간 스포츠기업으로 운영권을 넘기며 이용료가 평균 10% 올랐다”는 등의 사례를 제시하며 위탁운영 방침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 위탁운영 로드맵

인천시는 시립도서관 3곳과 근로자문화센터, 청소년회관을 인천시설관리공사, 인천문화재단 등에 위탁운영하는 절차를 지난달에 완료했다. 이어 여성의 광장도 올해 중 위탁운영되고, 다른 복지시설도 연차적으로 이 같은 절차를 밟게 된다. 이는 정부의 행정조직 군살빼기 방침에 따라 위탁 대상 시설에 대한 조례개정을 거쳐 이뤄지는 것이다.

인천시는 “정부의 총액인건비에 따른 정원 동결 방침 때문에 단순 업무를 하는 기관을 위탁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3개 복지시설과 3개 시립도서관의 위탁운영을 통해 100명가량의 공무원을 행정수요가 필요한 다른 부서에 재배치했다. 시는 또 상수도시설 민간 위탁과 관련해 “2020년까지 상수도의 민간위탁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 상수도 검침, 누수 수리공사 등 기초적인 수준에서만 위탁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시 조직관리팀 실무자는 “2014년 아시아경기대회와 인천지하철 2호선 개통을 앞두고 행정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위탁운영을 통해 남는 공무원 인력을 아시아경기대회 지원본부와 경제 살리기 부서에 긴급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 수익성 논리와 별개인 복지시설

이에 대해 공공노조, 인천경제정의실천연합, 영종도시립도서관 민간위탁 반대 주민모임 등 10여 개 단체로 구성된 ‘인천지역 공공기관 민간위탁 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민간위탁 저지 공대위)가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이 위원회는 8일 인천전교조 사무실(남동구월동)에서 ‘인천시 공공기관 민간위탁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공개 토론회를 열었다. 이들은 “위탁운영이 되는 즉시 수익성 논리를 따르게 되기 때문에 공공복지시설 이용료가 오르고, 운영의 질도 떨어진다”며 인천시의 직영을 촉구했다.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할 대표적 사례로 지난달 중구 영종도에서 개관한 영종시립도서관을 꼽고 있다. 민간위탁 저지 공대위의 실무 총괄자인 신현광 씨는 “영종도서관이 시립으로 개관됐다면 장서를 1만 권 이상 보유했어야 했지만, 인천문화재단이 운영을 맡으면서 비용절감을 위해 5000권 정도만 채워 넣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천지역 주차장도 인천시설관리공사로 운영권이 넘어가면서 당초 토요일 오후 1시까지 받던 주차료를 휴일까지 연장해 받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 이 단체는 상수도사업본부의 민영화 방침에 대해 “수도가 민영화되면 상수도 요금 인상이 예상되고, 시설 투자가 소홀해져 상수도 시설이 낙후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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