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은 9일 노무현 전 대통령 측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돈을 받은 것과 관련해 “최근 일어나고 있는 노 전 대통령의 여러 행태로 볼 때 머지않은 장래에 형무소에 가게 될 것이라 믿는 국민이 전부”라며 “얼마나 불행한 일이냐”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경남 거제시 장목면 외포리 대계마을에서 열린 자신의 기록전시관 기공식 축사에 앞서 “할 말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에 이어 노 전 대통령까지 불행의 역사를 걷는다면 안타깝고 세계에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북한의 로켓 발사와 관련해 “주민이 굶주리는 참혹한 현실에서 김정일이 엄청난 비용을 들여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한 것은 국제사회에 대한 도전이자 용서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고 언급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이 김정일에게 천문학적인 돈을 주고 정상회담을 이뤄냈다”며 “(아직) 발표가 제대로 안 됐지만 노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공식을 한 김 전 대통령 기록전시관은 내년 4월 준공 예정으로 거제시가 34억 원을 들여 생가 옆 955m²의 터에 연건평 593m²의 2층 건물로 짓는다. 기록전시관에는 전시관, 자료열람실, 자료보관실, 휴게실, 사무실 등이 들어선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은 13일부터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집권 당시 벌어진 북한 핵 위기, 남북 정상회담 무산 등 굵직한 사건의 이면에 얽힌 얘기를 직접 털어놓는다. SBS FM은 13일부터 한국 현대사의 주요 사건과 인물을 다루는 ‘한국 현대사 증언’(월∼금 오전 7시 45분)을 방송하면서 김 전 대통령을 첫 게스트로 초청했다. 김 전 대통령 편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비망록’이란 제목으로 20편에 걸쳐 방송한다.
거제=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