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BUSAN]‘임권택 예술대학’ 학장맡은 임권택 감독

  • 입력 2009년 4월 10일 02시 55분


“메가폰 대신 강의로 내 모든것 전수”

부산 동서대에는 임권택 감독의 이름을 딴 단과대학이 있다. 2007년 9월 2학기 수시 모집부터 신입생을 선발하기 시작한 ‘임권택 영화예술대학’이다. 단과대학 명칭에 유명 인사의 이름을 붙인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이 대학은 영화과(40명) 뮤지컬과(30명) 연기과(30명) 등 3개 학과로 이뤄져 있으며 임 감독이 석좌교수와 명예학장을 맡고 있다. 도서관 내에는 ‘임권택 영화연구소’를 설립해 임 감독이 연출한 영화 100편의 포스터와 각종 영화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임 감독은 2006년 동서대와 부산국제영화제가 공동 운영한 아시안필름아카데미(AFA) 교장을 맡았고 같은 해 6월 동서대 개교 15주년 특강 강사로 참여하면서 이 대학과 인연을 맺었다. 임 감독은 “영화를 제작하는 만큼 후진을 양성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싶어 대학 측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며 “내가 가진 모든 영화 지식과 기술을 학생들에게 전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감독의 동서대 입성 이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임 감독과 작품 활동을 같이해 온 영화인 11명이 임권택 영화예술대학에 지난해 11월 1100만 원의 장학금을 기부했다. ‘씨받이’로 베니스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강수연 씨를 비롯해 정지영 김홍준 이현승 송해성 정윤철 김대승 감독과 제작자 이춘연 씨 등이 지난해 2학기 이 대학 특강(마스터클래스) 강사료 전액을 장학금으로 내놓은 것.

영화 ‘혈의 누’와 ‘가을로’의 김대승 감독(42)은 임권택 영화예술대학 영화과 교수로 임용돼 이번 학기부터 ‘임권택 영화 워크숍’ ‘시나리오 작법’ ‘장편 시나리오’ ‘고급연기2’ ‘화술’ 등 총 5과목을 맡으며 동서대 사단에 합류했다.

지난해에는 대학 내 소향 아트홀에서 박동순 총장과 임 감독, 강수연 씨, 이현석 중앙대 교수 등이 참여한 가운데 ‘글로벌 시대 한국영화를 이끌어갈 인재 육성 방안’의 심포지엄을 개최하며 영화 도시 부산의 위상을 한층 치켜세웠다. 박 총장은 “임 감독의 영화 이론과 실무를 바탕으로 영화영상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특성화 대학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