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세무서에 근무하는 이모 씨는 최근 ‘폐업 자영사업자 지원정책’과 관련해 민원인의 전화를 받았다. 그러나 처음 접하는 내용이라 확인차 부산시에서 운영하는 ‘120 바로 콜센터’로 문의했다. 전화를 받은 상담원은 해당 부서의 내용 확인을 거쳐 e메일과 전화로 자세한 답변을 주었다. 같은 공무원으로서 고객에 대한 민원처리 방식과 친절에 감동받은 이 씨는 자신도 고객에게 그렇게 해야겠다고 다짐하며 이 상담원에게 전하는 감사의 글을 9일 시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코너에 올렸다.
시민을 배려하는 부산시의 민원행정이 크게 변하고 있다. 부산시가 지난해 12월 문을 연 이 전화종합민원센터에 대한 시민의 칭찬과 격려가 잇따르고 있다. 이곳에는 여권, 교통, 문화 등 시정 일반사항부터 야구경기 일정 등 시시콜콜한 것까지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그러나 경력 10년 이상의 베테랑 여성 공무원 21명이 월∼금요일 오전 8시 50분부터 오후 6시 10분까지 친절하게 전화를 받아 대민서비스의 개념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시민 궁금증 해결사’이자 민원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센터가 문을 연 후 100일 동안 바로 콜센터로 걸려온 전화는 6만2000건으로 하루평균 약 900건. 전화를 걸어 궁금한 점을 묻고 답변을 듣기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4분 안팎이다. 어렵고 까다로운 민원은 전화번호를 입력한 뒤 답변을 찾아내 안내하는 콜백(Call Back)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하루 5%가량의 민원인이 무료 콜백서비스를 받는다. 도움을 받은 시민들은 홈페이지에 “세금을 더 내도 아깝지 않을 정도다”, “친절한 상담에 기분이 좋다”, “공무원들이 맞긴 맞나, 너무 많이 바뀌었다”는 등의 칭찬 글을 남기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민원전화가 바로콜센터로 통합됨으로써 과거의 늦은 전화 응대나 불친절, 전화돌림 현상이 거의 사라졌다”며 “콜센터 개소 이후 보건복지가족부, 울산, 광주, 경북 포항 등 43개 기관 149명이 방문해 벤치마킹을 했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이런 시민 호응에 힘입어 6월부터 차량등록사업소의 민원도 통합 운영하고 하반기에는 산하 직할기관까지 통합 운영할 계획이다. 또 휴대전화나 컴퓨터로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문자로 받는 모바일 문자상담, e메일 응답서비스도 실시하는 등 시민 만족도를 지속적으로 높여 나갈 계획이다. 콜센터 선임자인 정삼남 씨(44)는 “전화상으로 들려오는 시민들의 한마디 한마디를 가슴 깊이 새겨듣고 그들의 요구가 무엇인지를 바로 파악해 답을 드리는 것이 가장 큰 임무”라며 “한 가족처럼 대하는 것 외에 특별한 비결은 없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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